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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 잡아 죽이고 싶다” 금강대 총장 ‘막말ㆍ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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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 잡아 죽이고 싶다” 금강대 총장 ‘막말ㆍ욕설’

입력
2017.07.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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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일 놈 너무 많아 순서대로 때려잡겠다”

“어떤 XXX들이 그러는지 증거 찾아냈다”

사과ㆍ재발방지 요구에 2개월째 모르쇠

충남 논산에 있는 금강대 전경. 금강대 노조 제공
충남 논산에 있는 금강대 전경. 금강대 노조 제공

천태종 종립대학인 금강대 한광수 총장이 전체 직원회에서 도를 넘은 폭언과 욕설을 수 차례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총장은 대학 구조개혁에 반대하는 직원들을 질책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커지고 있다.

21일 전국대학노조 금강대지부에 따르면 한 총장은 지난 24일 전체 직원회의 자리에서 몇 몇 직원을 지칭하며 “완전히 때려잡겠다. 뿌리를 캐겠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한 총장은 “어떤 XXX들이 그러는지 증거도 찾아내겠다”고 욕설도 했다.

한 총장은 또 “개판치는 직원들은 그냥 가만히 있어라. 내가 다 때려 부셔버리겠다” 거나 “죽일 놈이 너무 많아서 내가 순서대로 때려잡겠다”, “뿌리부터 갉아먹는 XXX들이 있다”고 계속해서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금강대에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금강대 노조 제공
금강대에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금강대 노조 제공

한 총장의 이런 막말과 욕설은 노조가 내놓은 녹취 파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노조 측은 한 총장이 부임 이후 직원 사찰을 공공연히 자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직원들 간 상호 감시를 부추기면서 사적인 일들까지 보고받았다는 것이다. 몇 몇 직원에겐 총장이나 학교에 불만이 있는 직원을 자신에게 밀고하라고 회유했다고도 했다. 공식석상(전체직원회의)에서 자신을 욕한 직원을 알고 있다며 알고 있는 내용을 모두 적어내라고 억지 진술을 강요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측은 한 총장의 이런 비인격적 대우와 폭언, 갑질 등으로 직원들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전체 직원의 30%가 그만뒀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한 총장이 폭언과 욕설까지 하는 한 이유에 대해 직원들이 부당청탁에 의한 직원 채용, 대학구조개혁평가 책임 문제 등을 이유로 퇴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 취업지원관과 교수학습지원센터 담당 직원 선발 과정에서 인사위가 자격 요건 미비 등을 들며 반대했지만 한 총장이 채용하라고 강요하고, 평가에서 여러 미비점이 지적돼 나쁜 등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총장에게 전 직원들 앞에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2개월이 넘도록 아무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측은 이와 관련, 오는 28일 막말 등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안을 안건으로 채택했다.

한 총장은 폭언과 욕설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일부 직원들이 구조개혁 노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쫓아내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총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평소 직원들에게 극존칭을 쓰고, 직원 복지에도 노력했다”며 “(폭언과 욕설은) 구조개혁에 반대하는 일부 직원들에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구조개혁을 2번 했는데 (직원들이 적극 협조하지 않아) 계속 D등급을 받았다”며 “3차 구조개혁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오질 않으면 나를 날려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학 이원식 인재지원처장은 노조의 부당청탁 직원 채용 주장에 대해 “인사위에서 자격 요건 등을 들며 문제를 제기한 건 사실이지만, 총장이 해당 직원이 경험 등으로 볼 때 적당하고 판단해 채용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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