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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 대통령, 예고도 없이… 참모들 찾아가 ‘위민관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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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 대통령, 예고도 없이… 참모들 찾아가 ‘위민관 회의’

입력
2016.11.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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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신무문 너머로 보이는 청와대 정문(일명 11문)과 본관. 연합뉴스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신무문 너머로 보이는 청와대 정문(일명 11문)과 본관. 연합뉴스

예전엔 안 가던 비서들 근무처

하루 두 번도 찾아 몇 시간 머물러

언론계 보수 인사 등도 만나는 듯

김기춘ㆍ최재경과 대책 마련 說도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지키겠다는 강한 집념을 보이며 ‘변신’에 나섰다.

최근 들어 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이 근무하는 비서동인 청와대 위민관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는 참모들이 상상도 하지 못하던 일이다. 이전까지 박 대통령은 대통령집무실이 있는 청와대 본관과 관저에 머물며 주로 전화통화와 서면보고로 업무를 봤다.

박 대통령은 위민관 3층 영상국무회의실에서 참모들과 머리를 맞대고 정국 수습책을 논의한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박 대통령이 예고 없이 하루에 두 번 위민관을 찾은 날도 있었고, 몇 시간 동안 머물기도 했다”고 전했다. 위민관 회의에는 한광옥 비서실장과 최재경 민정수석, 허원제 정무수석, 김현숙 고용복지수석, 배성례 홍보수석, 강석훈 경제수석 등 청와대 수석급 참모들이 대부분 참석한다.

박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믿을 만한 측근들이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달 들어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고리 3인방(이재만ㆍ정호성ㆍ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최측근들을 한꺼번에 잃었다. 손발 없는 처지가 된 박 대통령으로선 청와대 공식 비서조직에 크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권 인사는 “노련한 한광옥 실장 등이 박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달래는 것으로 안다”며 “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고 관저로 불러들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와 정호성 전 비서관이 구속된 이달 초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들어 안정을 찾았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16일 안총기 외교부 2차관을, 17일 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임명하며 다시 강력한 국정운영 의지를 보였다. 정부 인사는 “정부부처 업무가 차관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내각을 정상화하고 국정 공백을 막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다음 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버티기 장기전’에 대비한 검찰 수사 대책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이명재 민정특보, 최재경 수석 등이 짜고, 국회 관계를 비롯한 정무 대책은 청와대 참모들이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가 무성하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보수 언론계 인사들을 만나는 등 소통 행보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갑자기 재정비한 참모 조직이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이 편향된 조언만 듣다가 ‘품위’있게 퇴진할 기회조차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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