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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진, 구탱이형’… 배우 김주혁이 남긴 작품 1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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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진, 구탱이형’… 배우 김주혁이 남긴 작품 15선

입력
2017.10.3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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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주혁이 지난 30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NEW 제공
배우 김주혁이 지난 30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NEW 제공

배우 김주혁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 지난 30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께 교통사고로 김주혁이 탄 차량이 전복됐다. 김주혁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비보를 접한 영화계 관계자들과 선후배들은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고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애도합니다”란 글로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은 방송과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선 ‘프로 중 프로’로 꼽혀 왔다. 대본만 좋다면 어떤 작품도 마다하지 않았다.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배우 김무생의 아들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인은 부친의 후광을 뒤로하고 단역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갔다.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앵커 겸 기자로 열연한 배우 김주혁. CJ E&M 제공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앵커 겸 기자로 열연한 배우 김주혁. CJ E&M 제공

고인이 생전 남긴 작품은 모두 영화 23편, 방송 프로그램 11편. 때로는 진실만을 밝히는 앵커가 됐다가 어떤 날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뭐든 하는 형사로도 등장했다. 인터뷰 때마다 “내가 갈 길은 배우”라고 말하던 고인의 생전 작품 속으로 들어가 봤다.

1. SBS ‘흐린 날에 쓴 편지’ (1998)

SBS '흐린 날에 쓴 편지' 공식 사이트 캡처
SBS '흐린 날에 쓴 편지' 공식 사이트 캡처

‘흐린 날에 쓴 편지’는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식당 주인과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브라운관 데뷔작인 이 드라마에서 고인은 ‘현당’ 역을 맡아 ‘김주혁’이란 이름 석자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2. SBS ‘카이스트’(1999)

SBS '카이스트' 캡처
SBS '카이스트' 캡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청춘 드라마다. ‘카이스트’는 젊은 과학도의 일상을 실감 나게 풀어내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드라마에서 고인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정명환 역을 맡았다. 방영 당시 그를 진짜 카이스트 박사로 오해하는 사람도 생겨날 만큼,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 SBS ‘흐르는 강물처럼’(2002)

SBS '흐르는 강물처럼' 공식 사이트 캡처
SBS '흐르는 강물처럼' 공식 사이트 캡처

고인이 주말드라마에서 활약한 작품이다. 가수 김돈규가 부른 ‘울지말아요’라는 주제곡처럼 성공과 청춘을 거듭하는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고인은 이 작품을 통해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배우 김지수와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4. 영화 ‘싱글즈’(2003)

영화 '싱글즈' 스틸컷
영화 '싱글즈' 스틸컷

영화 ‘싱글즈’는 싱글들의 삶을 잘 드러냈다는 평과 함께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이 영화에서 천진난만한 매력을 발산시켰다. 준수한 외모를 가진 잘 나가는 증권맨 역을 맡은 고인은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서는 자존심도 버리는 지고 지순한 남자로 열연했다.

5.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립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스틸컷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립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스틸컷

고인에게 ‘홍반장’이란 별명을 안겨준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김광석 노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담담히 불렀다. 이 장면은 아직도 많은 영화팬 사이에서 명 장면으로 손꼽힌다. 기타를 들고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를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6.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2005)

SBS '프라하의 연인' 공식 사이트 캡처
SBS '프라하의 연인' 공식 사이트 캡처
SBS '프라하의 연인' 공식 사이트 캡처
SBS '프라하의 연인' 공식 사이트 캡처

지난 2005년 방영된 ‘프라하의 연인’은 프라하 여행 붐을 일으킨 드라마다. 화려한 영상미와 애틋한 사랑 얘기가 시청자들을 움직였다. 이 드라마에서 고인은 말단 형사 최상현 역을 맡았다.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이루기 위한 연기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7.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2005)

영화 '광식이동생광태' 스틸컷
영화 '광식이동생광태' 스틸컷
영화 '광식이동생광태' 스틸컷
영화 '광식이동생광태' 스틸컷

어딘지 조금 ‘모쏠’ 냄새가 난다.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고백 한 번 못해보고 라이벌이 등장하면 좋아하는 여자를 놓쳐버리는 남자. 고인은 그런 광식을 연기했다. ‘사랑의 씁쓸한 속내에 관한 드라마’라는 해석과 함께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벗어나 지극히 현실적인 로맨스 영화라는 호평도 받았다.

8.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2006)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 스틸컷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 스틸컷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 스틸컷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 스틸컷

고인의 거친 면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원작은 일본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이다. 이 작품에서 고인은 잘 나가는 호스트를 연기했다.

9.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2008)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스틸컷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스틸컷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스틸컷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스틸컷

‘아내가 결혼했다’는 영화에선 고인과 배우 손예진이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를 끌었다. 헌책을 사랑하는 지적인 남자 노덕훈(고인)이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아(손예진)를 만나 주인아가 사랑하는 또 다른 남자와 함께 산다는 게 줄거리다. 결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전달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영화에서 고인은 아내에게 헌신적인 ‘노덕훈’ 역으로 등장한다. 덕훈에 녹아 든 고인의 연기가 인상적이라는 평을 받았던 영화다.

10. MBC ‘무신’(2012)

김주혁이 무신으로 변신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 13.2%를 기록했던 당시 인기 드라마였다. ‘무신’은 노비 출신으로 고려 무신정권 최고 권력자에 오른 김준과 그를 둘러싼 무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주혁이 56부작 역사 드라마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11. MBC ‘구암 허준’(2013)

고인이 연기한 허준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조선시대 명의 허준을 고인의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이 작품에서 고인은 뜨거운 눈빛으로 침술을 선보이는 허준을 보여줬다. 135부작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끈 고인이 사극에서도 자신의 입지를 굳힌 작품으로 꼽힌다.

12. 영화 ‘방자전’(2010)

영화 '방자전' 스틸컷
영화 '방자전' 스틸컷
영화 '방자전' 스틸컷
영화 '방자전' 스틸컷

고전 ‘춘향전’을 방자 시점에서 새롭게 풀어낸 영화다. 고인은 춘향을 사랑하는 주인공 ‘방자’ 역으로, 춘향을 위해서라면 뭐든 다했던 역할로 나왔다. 하지만 춘향을 향한 사랑이 쉽지만은 않았다. 방자를 연기한 고인의 감정선이 섬세하다는 평을 받았다.

13. KBS 예능 ‘1박 2일’ 시즌3 (2013~2015)

연기만 하던 고인이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중을 만났다. 친숙하지만 다소 모자란 듯한 매력으로 ‘구탱이 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고인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가졌던 ‘냉정하다’ 등 일관된 이미지를 깰 수 있었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다.

14. 영화 ‘공조’ (2017)

영화 ‘공조’는 고인 연기 인생의 분기점이었다. 잘 하지 않았던 악역을 연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누적 관객 수도 약 800만에 이른다. 고인은 이 영화로 지난 27일 열린 ‘더 서울 어워즈’에서 영화부문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15. tvN ‘아르곤’ (2017)

CJ E&M 제공
CJ E&M 제공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앵커 김백진으로 변신한 고인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지난달 종영한 ‘아르곤’은 언론인들의 치열한 삶을 그려냈다. ‘아르곤’에서 김주혁은 안타까운 사건으로 아내를 잃고 뉴스에만 열중하는 앵커로 활약했다.

고인은 배역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배우로 평가 받았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비며 관객, 시청자를 만났다. ‘독전’, ‘흥부’, ‘창궐’ 등 아직 대중들에게 선보이지 못한 영화들도 있다. “연기가 나의 길”이라고 항상 동료들에게 얘기했다는 김주혁. 비록 불의의 사고로 팬들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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