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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이 ‘예능 정글’에 뛰어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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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이 ‘예능 정글’에 뛰어든 이유

입력
2017.02.1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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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 예능프로그램 제작발표회다. 배우 이미숙(왼쪽부터)과 박시연, 장신영, 이다해 등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새 예능프로그램 '하숙집 딸들' 제작발표회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제공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 예능프로그램 제작발표회다. 배우 이미숙(왼쪽부터)과 박시연, 장신영, 이다해 등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새 예능프로그램 '하숙집 딸들' 제작발표회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제공

드레스대신 파자마를 즐겨 입는다. 얼굴에 검은색 자장면 소스를 묻히면서까지 악을 쓰고 먹는 모습이 처절하기까지 하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새 예능프로그램 ‘하숙집 딸들’ 제작발표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예고편에서 배우 이미숙과 집에 머리카락만 떨어져도 질색을 한다는 이다해가 보여준 모습이다.

스크린과 TV 속 우아하고 화려하기 만한 배우들은 없다. ‘반 예능인’이 되면서 걱정거리도 바뀌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예능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는 이다해는 “이젠 ‘어떻게 망가져 볼까’라는 생각으로 촬영장을 간다”며 쑥스럽게 웃는다.

‘하숙집 딸들’은 여배우 5명이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한 집에서 살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이미숙을 ‘엄마’로 나머지 네 여배우가 나이 순으로 각각 첫째 딸(박시연), 둘째 딸(장신영), 셋째 딸(이다해), 넷째 딸(윤소이)로 나온다. 방송인 박수홍이 하숙생으로, 이수근은 이미숙의 아들을 맡아 시트콤 같은 설정에서 게임 등을 하며 웃음을 보여주는 것이 프로그램의 줄기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설정된 캐릭터를 연기하고, 사람들 앞에 항상 준비된 채로 나서는 배우들의 보여지지 않은 ‘엉뚱함’에 집중한다.

“배우들은 대본을 받으면 캐릭터를 연구한 뒤 준비된 모습을 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죠. 이렇게 대본도 없고 ‘너희 마음대로 해봐’라고 촬영장에 던져지는 일이 거의 없어요. 이런 낯선 현장으로 인한 불협화음과 배우들의 본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포장된 삶을 살았던 우리들인데, 그 포장이 벗겨졌을 때 나오는 새로움과 웃음이 있을 겁니다.”(이미숙)

KBS2 새 예능프로그램 '하숙집 딸들' 출연진들. KBS 제공
KBS2 새 예능프로그램 '하숙집 딸들' 출연진들. KBS 제공

여배우를 중심으로 한 예능프로그램이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다해는 처음에 제작진의 섭외 요청을 고사했다. 그는 “무너지는 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출연을 거절했던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제작진은 “고품격 부티크 토크쇼” “순하디 순한 예능 프로그램”이란 감언이설(?)로 여배우들을 설득 했다.

이들은 “도전”에 의미를 둬 마음을 돌렸다. “여기서 출연을 선뜻 응한 배우는 없을 것”이라고 한 이미숙은 “배우들도 숨어 있는 게 미덕은 아니다”라고 했다. 시대의 변화를 얘기하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이다.

여배우들의 예능프로그램 촬영 뒷모습은 어떨까. 이수근에 따르면 이미숙이 ‘군기 반장’이고, 장신영이 ‘행동대장’이다. 이미숙이 “얘, 찍짜”라고 하면 촬영을 잠시 쉬던 ‘딸’들이 지체 없이 카메라 앞에 서고, 장신영은 다들 주저하는 게임을 두려움 없이 먼저 한다. 승리욕이 강한 장신영은 내달 방송될 MBC 새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촬영이 한창인데도 “어떤 게임을 하면 재미있을까란 고민”을 달고 산다. 이미숙은 큰 딸 박시연을 ‘예능 기대주’로 꼽으며 그의 솔직한 입담에, 깍쟁이 이미지자 강한 셋째 이다해는 살림꾼 같은 모습으로 반전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기대도 했다. 영화 ‘여배우들’에서 나왔던 배우들끼리의 은밀한 신경전은 없었다고. 이다해는 “우린 ‘여배우들’에 비하면 저품격”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숙집 딸들’은 이날 오후 11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SBS ‘불타는 청춘’과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돼 중년 시청자를 사로 잡기 위한 치열한 시청률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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