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지자체 알쓸신Job] "전문점서 맛 본 더치 커피 대중화 꿈 이뤘어요"

입력
2018.03.08 04:40
14면
0 0

전국 지자체 최초 지원사업

현재까지 1인 창조기업 110개

시니어기업 74개 육성 성과

대구 수성구 수성동에 위치한 커피전문점 '이명재 커피'에서 이명재 대표가 커피원두가 볶아지고 있는 로스팅 기계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수성동에 위치한 커피전문점 '이명재 커피'에서 이명재 대표가 커피원두가 볶아지고 있는 로스팅 기계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커피의 눈물’로도 불리는 ‘더치커피(Dutch coffee). 차가운 물로 4~12시간이나 우려낸 커피(cold brew)다. 쓴맛이 적고 순하고 부드러워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불과 7, 8년 전만 해도 사정은 딴판이었다. 전용 추출기를 갖춘 일부 전문점에서나 취급하던, ‘특별한’ 커피였다. 이런 특별한 커피가 대중화한 것은 대구의 한 커피 전문가와 대구 수성구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성품’ 더치커피는 이명재커피 대표 이명재(47)씨가 학창시절 학교 근처 한 카페에서 맛본 커피 맛에 반해 아예 아르바이트생으로 취직하면서 탄생했다. 1990년부터 알바를 시작한 이씨는 2002년쯤 카페 사장이 일본서 구해 온 장식용 더치커피 기구 덕분에 처음 더치커피 맛을 보았다. “이렇게 순하고 부드러울 수가. 매일 마실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위생 문제 등으로 국내에서 기성품 더치커피를 내 놓은 곳은 찾아보기 어렵던 시절이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그는 맛과 향을 유지하며 안전하게 추출, 유통할 수 있는 ‘비법’을 찾아냈지만 사업화의 벽은 높았다. 그의 꿈은 9년이 지나 현실이 됐다. 전국 기초지자체 중 처음으로 수성구가 시작한 ‘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 덕분이다.

수성구는 청년 일차리 창출을 위해 그 해부터 매년 1인 창조기업 15개를 선정해 지원한다. 1개 기업당 700만원의 창업활동비와 창업공간, 세무ㆍ회계 등 창업교육, 전문가 컨설팅, 홍보 및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수성구는 이씨의 아이디어를 채택한 뒤 사업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위생과 직원은 직접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찾아가 규제를 확인하고, 유권해석을 받아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이씨는 2011년 국내 최초로 기성품 더치커피 제조ㆍ유통 허가를 받았다.

이씨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초보자가 창업하고 사업을 키우는 건 너무 어렵다”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내 일처럼 고민하고 조언해준 수성구의 지원 덕에 현실화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해 7월 더치커피 전문업체를 설립한 이씨는 이듬해 기술보증기금 벤처기업 인정을 받았다. 또 2012년 대한민국벤처창업대전 지식경제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지금은 월 매출 4,000만 원이 넘는 지역 대표 더치커피 전문점으로 자리 잡았다.

수성구는 1인창조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110개 1인창조기업과 74개의 시니어기업을 육성했다. 이렇게 출범한 기업 중 맞춤형 원단 제작업체 ‘텍스타일 시티’는 2017 미래부 청년혁신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절수기기 설치 업체인 ‘물과 미래’는 지난해 정부지원사업체로 선정됐다. 지원 업체 연간 매출은 11억원, 고용인원도 161명에 달한다. 80건의 정부공모사업 선정, 5개 기업의 벤처기업 인증, 특허등록 및 출원ㆍ상표권 등록 등 68건의 인증 획득, 공모전 수상 24건 등의 성과를 냈다.

홍성주 수성구청장 권한대행은 “제조업 불모지인 우리 지역에서 1인 창조기업이 좋은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더 많은 창업기업이 성공적으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구=글ㆍ사진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