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계속되는 할리우드 성폭력 폭로... 정치권까지 번졌다

알림

계속되는 할리우드 성폭력 폭로... 정치권까지 번졌다

입력
2017.11.10 16:53
4면
0 0
코미디언 루이 C.K.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미디언 루이 C.K.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하급자와 신인배우를 상대로 성폭력을 휘둘렀다는 폭로 이후 연일 문화산업계 거물을 향한 성폭력 가해자 지목이 이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에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루이 C.K.가 동료 코미디언을 상대로 성폭력을 가했다는 폭로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공개돼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폭로는 미국 정치권으로도 번져, 워싱턴포스트(WP)는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선거의 공화당 후보 로이 무어가 과거 10대 여성에게 성적으로 접근했다는 보도를 냈다.

이날 NYT는 남성의 위선을 폭로하는 코미디로 ‘페미니스트 코미디언’이란 칭호까지 들었던 유명 스탠드업 코미디언 루이 C.K.가 여성 앞에서 수음하거나 여성에게 이를 지켜보도록 요구했다는 피해자 5명의 증언을 공개했다. C.K.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그의 행위는 업계에 공공연히 소문으로 떠돌고 있었으며, 그의 매니지먼트측이 코미디언들에게 관련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위협을 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업계는 발빠르게 대응했다. C.K.가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영화 ‘사랑해요, 아빠’의 시사회는 즉각 취소됐고 방송사 HBO도 그의 향후 방송 출연을 취소 처리하면서 과거 출연작의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종료했다. 앞서 젊은 남성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배우 케빈 스페이시의 경우 주연을 맡은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제작이 중단된 데 이어 촬영 중이던 영화 ‘이 세상의 모든 돈’에서도 강판되고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스페이시의 역할을 맡아 기존 촬영분까지 재촬영에 나섰다.

성폭력 폭로는 미국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이날 WP는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로이 무어 전 앨라배마주 대법원장이 30대 때 10대 여성 4명에게 성적으로 접근했다는 증언을 공개했다. WP에 따르면 무어 후보는 38년 전인 1979년 리 코프먼(당시 14세)에게 성적 접촉을 시도한 것을 비롯해 10대 여성 4명과 관계를 맺으려 했다.

다만 미국 언론에선 이런 폭로에도 불구하고 선거 한 달을 앞둔 현재 시점에 무어가 후보직에서 강판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다수다. 무어 후보는 공화당 주류의 지지를 받지 않고도 경선에서 루서 스트레인지 현 상원의원을 꺾고 후보로 지명됐을 뿐 아니라, 대법원장 시절 보수적 가치를 대변한 행적으로 ‘알트라이트 영웅’이란 칭호가 붙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아시아를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약 사실이라면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일 계속되는 폭로로 당국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 지역검찰은 전담 특별대책반을 꾸린다고 발표했다. LA 검찰과 협력 중인 할리우드 인근 베벌리힐스 경찰청은 이미 와인스틴과 영화감독 겸 각본가 제임스 토백, 드라마 ‘가십 걸’에 출연한 배우 에드 웨스트윅 등의 혐의 조사에 돌입했다. NYT는 이와 별개로 뉴욕 경찰 역시 와인스틴을 강간 혐의로 구속할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외에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영화감독 겸 제작자 브렛 래트너, 영화배우 스티븐 시걸, ABC뉴스 출신 언론인 마크 핼퍼린, 패션 사진작가 테리 리처드슨 등이다. 영화배우 벤 애플렉과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도 과거 성추행을 사과했고, 케이블 채널 니켈로디언의 방송 제작자 크리스 사비노와 온라인매체 복스미디어의 편집장 록하트 스틸은 파면됐다. 정보기술(IT)기업 아마존이 설립한 방송 제작사 아마존스튜디오 대표였던 로이 프라이스는 자진 사임했다. 영국에서는 일찍부터 성폭력 폭로의 중심축이 정치권으로 넘어가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이 성폭력 스캔들로 사임했고 데미언 그린 부총리도 보수당 내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