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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끼리도 친했다’… 북중 친선 ‘뿌리’ 선전하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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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끼리도 친했다’… 북중 친선 ‘뿌리’ 선전하는 북한

입력
2018.04.0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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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35년 전 기록영화 방영

김정일 방중 때 시진핑 부친이 마중

노동신문은 60년 전 저우언라이가

김일성에 선물한 전축ㆍ중국화 소개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첫 중국 방문(1983년 6월) 당시 모습들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이 영화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당시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이 베이징역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사진은 영화에 포함된 김정일 위원장과 시중쉰의 환담 장면. 연합뉴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첫 중국 방문(1983년 6월) 당시 모습들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이 영화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당시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이 베이징역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사진은 영화에 포함된 김정일 위원장과 시중쉰의 환담 장면. 연합뉴스

북한 관영 매체들이 연일 북중 친선의 뿌리를 선전하고 있다. 김일성 주석과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 간 오래된 친교를 부각하기 위해 6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가 하면, 현재 양측 최고 지도자 부친끼리의 35년 전 인연도 소개하고 나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 방중을 계기로 김 위원장 집권기 악화일로였던 북중관계가 단숨에 회복되는 모양새다.

8일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위원장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친인 시중쉰 당시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 간의 만남이 담긴 1983년 기록영화를 오후 6시 30분쯤 방영했다. 이 영화가 북한 TV에서 방영된 건 2014년 6월 이후 4년 만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노동당 조직비서 시절이던 1983년 6월 1~13일 김일성 주석 후계자 신분으로 중국을 처음 방문했고, 그때 시중쉰이 후야오방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 등과 함께 베이징역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반갑게 맞았는데, 영화에는 이 모습이 담겨 있다. 영화엔 또 시중쉰이 김정일 위원장을 숙소인 영빈관까지 안내하거나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환담하는 장면도 기록돼 있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처음 방중한 김정은 위원장을 위해 지난달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연회에서 시 주석이 “83년 6월 김정일 동지께서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하시었을 때 나의 아버지(시중쉰)가 김정일 동지를 역전에서 맞이하였고 모진 더위를 무릅쓰고 고궁 참관에 동행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연설을 했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일성 주석과 저우언라이 총리 간의 오래 전 교분을 또 찾아냈다. ‘다함 없는 지성이 깃든 선물’ 제하 기사에서 1958년 11~12월 방중한 김일성 주석에게 저우 총리가 선물한 전축과 중국화(畵)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신문은 “주은래(저우언라이) 총리가 중국화 2점과 함께 올린 선물”이라는 소개와 더불어 전축 사진을 게재하고 “주은래 총리는 어버이 수령님을 환영하기 위한 사업을 조직하고 지휘하는 속에서도 그이에 대한 경모의 정을 담아 선물을 마련하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선물인 중국화 ‘꽃’에 대해서는 저우 총리가 ‘중조(북중) 인민의 피로써 맺어진 친선’이 꽃처럼 만발할 것을 축원하는 뜻을 담아 이름 있는 화가들에게 그리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5일에도 김일성 주석이 1975년 중병을 앓고 있던 저우 총리를 베이징에서 병문안한 일화를 ‘한 없이 고결한 의리의 세계’라는 제목의 글로 전했다.

한동안 중단됐던 북한의 시 주석 동정 보도도 지난달 25~28일 김정은 위원장 방중 이후 재개됐다. 지난달 23일 발신된 시 주석의 답전(答電)을 4일 조선중앙통신이 2주 만에 공개한 데 이어, 시 주석이 2일 식수(植樹) 활동에 참가했다는 소식이 5일 노동신문에 실렸다.

이렇게 호들갑스러운 북한 매체들의 보도 양태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관계가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과시해 협상력을 키우려는 심산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아울러 대미 비핵화 협상 추진이라는 급격한 노선 변화를 대내에 알리기에 앞서 완충 장치를 마련해 주민들의 동요를 줄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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