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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장관 “여성들 행동거지 조심해야” 또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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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장관 “여성들 행동거지 조심해야” 또 구설수

입력
2018.07.09 18:54
수정
2018.07.09 22: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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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적절 표현의 사례 든 것” 해명 

 軍, 부하 여군 성추행 혐의 장군 수사 착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사령부 청사 개관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사령부 청사 개관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9일 군내 성폭력 사건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여성은 행동거지나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송 장관은 “본의와 다르게 발언이 나갔다”며 사과했으나 그렇지 않아도 군내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조심성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송 장관은 이날 오전 용산 육군회관에서 열린 성고충상담관들과의 간담회에서 회식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여성들이 행동 거지라든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 자신의 가족사를 언급하며 “(아내가) 택시 탈 때라든지 남자하고 데이트 할 때라든지 (딸에게) 교육을 구체적으로 시키더라. 또 (아내가) ‘여자들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 이걸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송 장관은 소개했다. 군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는 원인을 여군에게 돌리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송 장관은 국방부 기자실로 직접 내려와 해명하고 사과했다. 그는 “(군내 회식 관련 규정을 만들 때) 여성은 이래야 한다고 (규정에) 언급하는 것도 안 된다는 일종의 사례를 든 것”이라며 “제 불찰이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송 장관이 회식 관련 규정을 만들 때 ‘여성 행동거지’ 같은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 장관은 ‘여자들 일생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집사람이 딸을 그렇게 기르더라 하는 예를 든 것인데 내 취지와 너무나 다르게 알려졌다”고 해명했다.

앞서 송 장관은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자리에서 병사들과 식사하며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한다”며 영국 전 수상 윈스턴 처칠의 발언을 인용했다가 구설수에 오른 바 있기도 하다.

한편 육군은 지난 3월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서울 근교 모 사단 사단장인 A장군(준장)을 보직해임하고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육군에 따르면 A장군은 지난 3월 B여군에게 저녁 식사를 하자고 제안해 자신의 차량으로 서울로 나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식사를 마친 뒤 A장성은 부대 복귀 중 정차한 뒤 B여군에게 손을 보여달라 요구해 손을 만졌다고 한다. A장군은 자신이 심리학 공부를 했는데, 손가락 길이를 보면 성호르몬 정도를 알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하며 손을 보여달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장군은 B여군과 식사를 하고 손을 만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불순한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 육군은 A장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다른 여군 2명의 진술도 확보했다.

앞서 해군에선 한 장성(제독)이 지난달 부하 여군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도 발생했다. 군내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시점에서 송 장관의 발언까지 물의를 빚으며 국방부의 성폭력 근절 노력도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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