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홀로 두 시간 남짓 산길을 걸어 등ㆍ하교를 해야 하는 강원도 산간 마을 소녀의 A(14)양의 사연이 전해졌다. 배움을 위해 새벽부터 인적이 드문 오솔길 등을 지나 5㎞나 떨어진 학교로 향하는 소녀의 현실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강원교육희망재단이 A양처럼 원거리 통학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학생들을 돕기 위해 나선다.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지원하는 ‘꽃님이 통학지원’사업이다. ‘꽃님이’는 농어촌 작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애칭이다.
강원교육희망재단은 4월 12일 진정한 의미의 교육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공식 출범했다.
첫 번째 목표는 통폐합 정책으로 존폐위기에 놓인 작은 학교 살리기.
재단은 앞으로 농산어촌 중고생의 예체능 진로 멘토링 및 장학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산어촌에 산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재단 출범 소식이 알려지자 기부도 이어졌다. 4월 26일 경기 김포시 소재 신광하이테크 김선철 대표가 강원교육희망재단에 발광다이오드(LED) 안전우산 2,000개를 전해왔다. 안전우산은 조명기능을 부착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제품. 현원철 강원교육희망재단 상임이사는 “소중한 정성을 모아 작은 학교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강원교육청은 대학과 연계해 농산어촌 학교에서도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춘천교대와 함께 우수 초등교사 양성을 위해 시행하는 ‘연어 프로젝트’다. 산란을 위해 모천(母川)으로 회귀하는 연어처럼 예비교사들이 좋은 교사로 성장한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
홍은광 강원교육청 정책기획 담당 서기관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명제 아래 교육청과 춘천교대는 그 동안 장기적인 안목으로 협력해 왔다”며 “이번 연어프로젝트가 작은 학교 살리기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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