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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비서관 2명, 브로커와 위장거래로 e스포츠 후원금 빼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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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비서관 2명, 브로커와 위장거래로 e스포츠 후원금 빼돌려

입력
2017.11.08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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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들이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압수물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관계자들이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압수물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겨냥한 한국e스포츠협회 압수수색 등 검찰의 강제수사는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던 게임 전문지 기자 출신 윤모씨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윤씨는 수행ㆍ운전 업무 등을 했던 또 다른 비서관 김모씨와 함께 서울 동작구에서 사업가 행세를 하고 다니던 브로커 배모씨를 동원한 ‘위장 거래’로 한국e스포츠협회로 들어온 롯데홈쇼핑 후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이 사건의 대체적인 얼개다. 한마디로 롯데 측의 후원금 로비 의혹과 이를 빼내는 횡령으로 연결된 구조다.

그 통로가 되는 한국e스포츠협회는 온라인 게임 등 e스포츠 진흥을 위한 사단법인으로 1999년 설립돼, 프로리그 운영 및 각종 대회를 주최 등을 하며 e스포츠와 관련한 각종 정부예산 지원을 받고 있다. 전 수석은 의원 시절인 2013년부터 협회장과 명예협회장을 번갈아 맡아왔다. 윤씨는 이 협회에서 ‘상왕’ 노릇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병헌 수석의 친척을 빙자한 윤모 전 비서관 등이 게임판을 농단하고 있다”고 폭로했을 정도다.

이처럼 전 수석과 그의 전직 비서관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3억원을 냈다. 온라인게임 후원 명목이다. 2015년 4월 방송 재승인과 맞물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여야 의원을 상대로 대대적인 로비전을 펼치던 시기다. 전 수석은 당시 의원 신분으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간사를 오랫동안 맡아왔다. 국회 미방위는 방송 인허가권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협회를 좌지우지하던 전 수석의 전직 비서관 윤씨와 김씨는 브로커 배씨와 사업 거래를 한 것처럼 꾸미는 수법으로 후원금 3억원 가운데 1억 1,000만원을 빼돌렸다. 이 과정에 브로커 배씨는 윤ㆍ김씨에게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 횡령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한국e스포츠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온라인 게임 후원금을 받은 과정과 협회자금 횡령 부분 등에 대하여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국e스포츠협회로 흘러간 롯데 후원금이 방송 재승인과 관련한 대가관계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 수석의 의원시절 전 비서관들이 횡령한 금품 일부가 당시 의원 신분인 전 수석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 수석은 “불법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결국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관건은 전 수석이 롯데측의 후원금 기부에 관여했는지, 전 비서관들의 횡령 과정을 인지 또는 방조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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