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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차기 사장 선임 강행에... 언론단체 “알박기 인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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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차기 사장 선임 강행에... 언론단체 “알박기 인사” 반발

입력
2017.02.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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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ㆍ시민단체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언론ㆍ시민단체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MBC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차기 사장 선임을 강행키로 해 극심한 내홍이 예상된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사장 후보자 3인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이후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을 확정할 계획이다. 사장 공모에 지원한 14명 중 방문진이 선정한 최종 후보자는 권재홍 MBC 부사장, 김장겸 MBC 보도본부장, 문철호 부산MBC 사장이다.

언론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방문진 이사들은 MBC 사장을 뽑을 자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방문진법 개정안을 포함한 언론장악방지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니 법안 통과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방문진 이사진과 MBC 경영진은 늦어도 6개월 이내에 교체돼야 해 새 사장이 선임되더라도 곧 물러나야 한다.

이 때문에 방문진이 여당 추천 이사진의 수적 우세를 앞세워 일방 독주하고 있다는 지적이 MBC 안팎에서 나온다. 이달 초 사장 선임 일정을 연기하자는 야당 추천 이사진의 건의는 여당 이사진의 반대로 표결 끝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종 후보자 3인 선정도 야당 이사진의 반대 속에 여당 이사진에 의해 독단적으로 이뤄졌다.

방문진의 사장 선임 강행에 대해 언론계에선 현 집권 여당의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정권 교체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MBC만이라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두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는 “박 대통령이 탄핵되더라도 앞으로 3년간 MBC를 박근혜 체제의 보루로 삼아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방문진은 이달 말 임기를 마치는 안광한 사장의 후임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MBC 임원 선임은 방문진의 의무”라며 “법안 통과를 전제로 사장 선임을 하지 말라는 노조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새 사장 선임을 앞두고 MBC가 6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경력직 채용 계획을 밝힌 점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MBC는 파업 참여 노조원에 대해 해고, 징계, 전보 등의 조치를 했다. 기자, PD, 아나운서 등 100여명이 원래 직종과 상관 없는 부서에 배치돼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인력을 채용한다는 건 결국 새 경영진과 보조를 맞출 인력 구성을 위한 것이라는 게 언론계의 해석이다.

사장 후보자 3인의 자질 및 자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유력한 차기 사장으로 꼽히는 김 보도본부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편집회의에서 실종자 가족을 향해 “깡패”라고 발언해 사회적 논란을 빚었고, 권 부사장은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던 2012년 파업 당시 노조원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허위로 주장한 이른바 ‘허리우드 액션’ 사건으로 안팎의 빈축을 샀다. 문 부산MBC 사장은 보도국장 재직 당시 불공정 보도 지시로 MBC기자협회에서 제명됐다.

언론노조와 시민단체는 MBC 사장 선임이 이뤄지는 23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방문진 앞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에는 상암동 MBC방송센터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사장 선임 반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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