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신원호 PD "배우 오디션만 5개월...새로운 드라마 소개합니다"

알림

신원호 PD "배우 오디션만 5개월...새로운 드라마 소개합니다"

입력
2017.11.15 16:25
28면
0 0
신원호 CJ E&M PD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tvN 새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CJ E&M 제공
신원호 CJ E&M PD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tvN 새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CJ E&M 제공

"아우, 신경 쓰다 보니 7~8㎏이 빠졌어요."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등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로 복고풍 신드롬을 일으킨 신원호(42) CJ E&M PD는 1년 새 수척해졌다. 그가 내놓은 tvN 새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오는 2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어서다. 지난해 '응답하라 1988'을 마치고 차기작 준비로 꽤나 골머리를 앓은 모습이다. 그는 "지난 3개월 간 집에도 잘 못 들어갔을 정도"라며 핼쑥해진 얼굴을 만졌다.

신 PD는 22일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진행된 '슬기로운 감빵생활'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밝혔다.

신 PD는 꼼꼼한 연출 스타일로 유명하다. 캐스팅을 위해 100여명의 배우들을 만나고, 드라마 관련 자료나 인물 인터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교도소라는 폐쇄적인 공간을 바깥으로 끌어내기 위해 제작진은 지난해 3월부터 1년 넘게 관련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대본 작업을 했다. 신 PD는 "작가들이 인터뷰를 하고 오면 책 한 권 이상으로 내용이 담겨 다 읽지도 못한다"고 했다. 교도소의 장ㆍ단기수를 비롯해 교도소를 출입했던 배우를 만나거나, 교도관으로 일하는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박해수는 tvN 새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슈퍼스타 야구선수였다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감옥에 온 주인공 박제혁을 연기했다. CJ E&M 제공
박해수는 tvN 새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슈퍼스타 야구선수였다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감옥에 온 주인공 박제혁을 연기했다. CJ E&M 제공

드라마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이 한 순간에 교도소에 입소하는 사연을 뼈대로 하고 있다. 야구 관련 지식도 쌓아야 했다.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 상황과 전문적인 의학 용어들도 인터뷰를 통해 공부했다. 직장인, 법률가, 범죄자, 깡패 등 교도소의 인간 군상을 담아내기 위한 준비 과정이 녹록하지 않았다.

배우들의 오디션 작업도 4~5개월이 소요됐다. 신 PD는 연기력보다 개인적 성격이나 성향을 중시하기에 제법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다. "성격이 어때요?" "여자친구 만나면 무얼 해요?” 등 개인사를 직접 묻곤 한다. "현실에 기반해서 드라마를 만들기 때문”에 치밀하게 인터뷰를 한다고.

신 PD는 방송계에서 '응답하라' 시리즈를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으로 불리게 하며 탁월한 캐스팅 능력도 보여줬다. 워낙 스타급 배우들은 멀리하기에 신 PD에게 직접 출연 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다. 정경호가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교도관 이준호를 연기한다. 신 PD는 "인지도가 없는 배우들을 주연으로 세우기 때문에 이름난 스타를 조연으로 하기 미안한 경우가 많다"며 "정경호는 한 번 만남을 가졌는데 그 후 '저 떨어졌느냐'며 여러 번 전화가 왔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그는 "작은 역할도 상관없으니 꼭 하고 싶다"는 정경호의 말에 바로 ‘응답’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복고풍도 아니고, 청춘남녀의 로맨스를 다루지도 않는다. 감방에서 생활하는 죄수와 교도관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블랙코미디다. 출연자도 남자 배우들이 90% 이상이다. 제혁을 중심으로 교도관 준호, 조주임(성동일) 등의 캐릭터들이 "감방이 억압되고 벗어나고 싶은 공간이 아닌 실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공간임을 보여줄" 예정이다.

22일 첫 방송되는 tvN 새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교도관 이준호를 연기한 배우 정경호. CJ E&M 제공
22일 첫 방송되는 tvN 새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교도관 이준호를 연기한 배우 정경호. CJ E&M 제공

신 PD는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했던 '응답하라' 시리즈를 벗어난 건 "남자 작가의 참여" 때문이라고 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이우정 작가는 이번에 극본 기획을 담당했고, 극본을 주로 집필한 건 정보훈 작가다. 정 작가의 아이디어로 드라마가 꾸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도소의 남자들이 주축이다 보니 "언어가 거칠다"고. 신 PD는 "원래는 영화 정도 수위를 담는 드라마로 만들고 싶었다"며 방송 매체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선보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광고 등이 여의치 않아 방송으로 눈높이를 맞췄다. 욕설이 들리지 않도록 '삐'소리 처리가 수시로 등장한다고도 귀띔했다.

따뜻한 결말로 마무리됐던 ‘응답하라’ 시리즈의 특징도 벗어났다. 색다른 반전을 집어 넣었다는 게 신 PD의 설명이다. “악을 다룬다고 해서 불편하다기 보다 더 확장된 다양한 설정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겁니다. 이를 테면 ‘아, 사람은 믿으면 안 되겠다’와 ‘그래도 믿을 건 사람밖에 없어’ 등의 반응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응답하라’와는 다른 코드의 반전이 있을 듯해요.”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