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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언 자제한다더니… 최대집 “판문점 선언은 대국민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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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언 자제한다더니… 최대집 “판문점 선언은 대국민 기만”

입력
2018.04.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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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글 올려 “비핵화 선언은 기만적 쇼” 등 비난

의사들 “문케어 반대 위해 국민 설득해야 하는데…” 우려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자. 배우한 기자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자. 배우한 기자

의협 회장 당선 후에는 정치발언을 자제하겠다던 최대집 당선자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을 “기만적 쇼” “누더기 문서” “쓰레기 더미”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 의료계 일각에서는 최 당선인의 정치적 발언 때문에 이른바 ‘문재인 케어’라 불리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 반대 활동에 대한 국민의 호응을 얻기 어려워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 당선자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김정은의 국민을 기만한 소위 ‘판문점 선언문’’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최 당선자는 판문점 선언을 “대국민 기만 누더기 문서”라고 평가 절하하고 “김정은의 비핵화란 미국과 세계를 향한 ‘기만적 비핵화 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소위 판문점 선언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공수표’임이 밝혀졌다”, “문재인-김정은의 소위 판문점 선언이라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대한민국의 안보와 자유민주주의라는 연꽃을 피워내자”고도 했다.

최 당선자는 회장 당선 전부터 서북청년단 정신 계승을 주장하며 ‘자유통일해방군 상임대표’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에도 동참하는 등 정치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강하게 내 와 의료계 내부의 우려도 컸다.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괜히 다른 문제로 국민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실제로 최 당선자의 페이스북 글에는 “이제는 ‘개인 최대집’이 아니니 정치 논평은 삼가 달라” “이제 편향된 정치적 발언은 삼가 달라”는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익명을 전제로 본보와 통화한 여러 의사들도 최 당선자의 이번 발언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대형병원의 한 의사는 “자신의 모든 행동과 말이 의료계를 대표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의사단체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말했고, 또다른 의대 교수는 “개인의 정치적 야심이나 견해가 전문가 단체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고 걱정했다. 일각에선 “의료계 일부에서는 회원 탈퇴 또는 지금과 같은 의사협회가 아닌 대안적 전문가 단체를 구성할 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최 당선자는 같은 페이스북 글에서 “40대 의협 회장에 당선되어 정치적 견해 표명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많고, 저 역시 그런 점을 국내 최고 전문가 단체의 대표로서 수긍하였다”면서도 “국가 안보의 문제는 협의의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의견 표명을 계속할 것을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최대집 당선자 페이스북 글 전문

(눌러서 바로가기)

[문재인, 김정은의 국민을 기만한 소위 ‘판문점 선언문’]

오늘은 판문점에서 문재인과 김정은이 만나, 수주 간 야단법석을 떨면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더니 소위 ‘판문점 선언’이란 대국민 기만 누더기 문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미 김정은이는 소위 핵동결을 한다면서 미사일 시험 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주장하였습니다. 이를 우리나라 많은 언론들이 북한 비핵화로 가기 위한 의미있는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전혀 의미가 없는, 대한민국 국민을 향한, 또 미국과 세계를 향한 ‘기만적 비핵화 쇼’에 불과합니다. 이 날 김정은 발표의 원래 본뜻은 ‘핵무력 완성과 핵보유국 선언’이었습니다. 많은 언론인과 정치인, 지식인 여러분 국민을 속이지 말고, 자신을 속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정확한 논평을 제공하도록 합시다.

오늘 소위 회담에서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하나마나한 원론적 입장을 말했는데 그간 1990년대부터 북한이 주요 회담이 있을 때마다 비핵화 노력을 하겠다고 하지 않은 적이 있습니까? 한 번은 속을 수 있습니다. 두 번까지도 속을 수 있습니다. 세 번까지 속는다면 그는 바보이거나 그들은 반대한민국 세력들일 것입니다.

거기에 이 어이없는 판문점 문재인, 김정은 비핵화 쇼는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고, 심지어 우리 한국을 둘러싼 안보환경은 매우 어려운 지경에 빠지고 있는데 종전협정과 평화협정 체제로 가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하였습니다. 도대체 대한민국을 긍정하고 지키려는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이런 발상이 나올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

아무튼 예상대로 이번 문재인-김정은 소위 판문점 선언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공수표’임이 밝혀졌습니다. 이런 결과를 내려고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그 난리를 피웠는지, 아연실색입니다.

국민의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계 자영업자와 한계 영세기업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자살자와 파산자, 가정 파탄자가 넘쳐 납니다. 기업들은 소위 사정 정국에서 기업활동의 자유가 제한 받으면서 옥살이를 하고 온갖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돈을 뜯기고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까지도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인 문재인 케어를 들고 나와 그마나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우리 의료제도를 근본에서부터 망쳐 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군, 국정원, 경찰 등 국가를 수호하는 핵심 무력기관들의 안보 태세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국민들의 대한민국을 지켜내겠다는 국가수호의지 역시 너무나 미흡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런 심각한 위기를 인식하고 행동으로 나서 대역전극을 펼칠 수 있는 소수의 국민군(國民群)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난관에도 국민에 대한 신뢰를 버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성숙하고 각성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수호하려는 그런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결국 구해내고 바른 길을 가게 할 것입니다. 문재인-김정은의 소위 판문점 선언이라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대한민국의 안보와 자유민주주의라는 아름다운 연꽃을 반드시 국민의 힘으로 피워 냅시다.

요즘 제가 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당선되어 정치적 견해 표명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런 점을 국내 최고 전문가 단체의 대표로서 수긍하였습니다. 그러나 국가 안보의 문제는 협의의 정치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라가 없으면 의료도 없습니다. 국가 안보, 대한민국의 존립이 걸린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이자 대한민국의 성숙한 국민의 올바른 자세라고 확신합니다.

2018.4.27. 최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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