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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연봉 포기한 박병호, 마이너리그 얼마나 힘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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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연봉 포기한 박병호, 마이너리그 얼마나 힘들었나

입력
2018.01.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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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4+1년 총 1,200만 달러(약 128억6,000만원)를 받던 선수가 1년 15억 원 계약서에 사인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돌아온 박병호(32)의 얘기다.

두 시즌을 미국에서 보낸 박병호(32)가 넥센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 돌아왔다. 9일 입국한 그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환영회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2018년 넥센 입단 계약서에 사인했다.

박병호는 2015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를 적어 낸 미네소타 트윈스는 독점 계약권을 갖고 그를 영입했다.

분명 미국에서 보낸 시간은 박병호에게 의미가 있었다. 한국 프로야구와 다른 환경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이 많았다. 그 과정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야구 선수라면 한 번쯤 꿈에 그려본 미국 진출에 성공했지만 ‘큰 무대’는 여러 의미에서 험난한 정글이었다. 박병호가 수십억 원의 연봉을 손에 쥘 수 있는 잔여 계약을 뒤로하고 복귀를 택한 배경이다.

넥센 박병호/사진=OSEN.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의 홈런왕(2014년 52홈런ㆍ2015년 53홈런)은 물 건너 큰 무대에서는 너무도 작아졌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초기인 2016년 전반기에는 타이틀에 걸맞게 홈런을 펑펑 쳐냈다. 박병호는 “처음 미국 생활을 시작했을 때 타율은 안 좋았지만 홈런을 많이 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기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박병호는 “스프링캠프와 시범 경기에서 성적이 좋았지만 2017시즌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말을 줄였다.

이어 “4월에 금방 메이저리그로 올릴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내려가서도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는데 뜻하지 않게 부상을 당했다. 복귀한 뒤에는 감각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그런 시간만 지속됐다. 재기할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다른 선수가 선택돼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를 더 힘들게 하는 건 마이너리그 강등뿐만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와 다른 환경도 그를 서럽게 했다. 박병호는 “트리플A는 마이너리그 중에서도 가장 위에 있는 리그다. 바로 다음이 메이저리그인데 식사 면이나 환경이 너무 달랐다.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박병호는 2017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뛰며 샌프란시스코에서 뛰는 황재균(30ㆍkt)과 가끔 연락을 했다. 그러면서 1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황재균에게 미국 생활에 대해 조언도 했다. 그 중 박병호가 “마이너리그에서는 샌드위치라도 주면 다행인 줄 알아야 한다”고 한 일화가 유명하다.

마이너리그 환경은 KBO 2군 리그보다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메이저리그 구단 산하에는 수많은 마이너리그 팀들이 있다. 위에서부터 트리플A, 더블A, 싱글A 등 7~10개 팀을 보유한다. 마이너리거들은 신분 상승을 위해 피땀 어린 노력을 하면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한다. 비행기를 타는 메이저리거와 달리 밤 버스로 장거리 이동을 하거나 제대로 된 한 끼 식사 대신 잼 바른 빵으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한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박병호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친정에 온 것 같다”는 박병호는 “2011년 넥센(LG에서 트레이드)에 오면서 목표는 전 경기 출장이었다. 미국에서는 많이 출전하지 못했다. 다시 마음에 새긴 목표는 2018년에는 마음껏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 박병호/사진=OSEN.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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