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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보다 탄탄해진 서사, 비주얼의 아쉬움 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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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보다 탄탄해진 서사, 비주얼의 아쉬움 덮다

입력
2018.07.31 14:38
수정
2018.07.31 18:4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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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대작 볼만한가요 : 신과 함께-인과 연

저승 재판과 ‘기억 찾기’ 투트랙

이승ㆍ저승 오가며 몰입도 높여

바다 괴물ㆍ공룡 등 디지털 창조물

전편 ‘일곱 지옥’ 넘기엔 역부족

촐싹 차사와 고뇌 찬 고려 장수

주지훈, 양면성 살린 연기 빛나

※ 여름은 극장가 최고 대목이다. 올해도 충무로 대작 4편(‘인랑’ ‘신과 함께-인과 연’ ‘공작’ ‘목격자’)이 여름 흥행 왕좌를 두고 대전을 치른다. 관객의 선택을 돕기 위해 한국일보 영화담당 기자가 매주 한 편씩 꼼꼼히 들여다보고 별점을 매긴다.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은 1,440만 관객을 모은 ‘신과 함께-죄와 벌’의 이야기를 이어받으며 저승차사의 숨겨진 사연을 파헤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은 1,440만 관객을 모은 ‘신과 함께-죄와 벌’의 이야기를 이어받으며 저승차사의 숨겨진 사연을 파헤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겨울 극장가를 1,440만 인파로 북적거리게 했던 영화 ‘신과 함께’가 2편 ‘인과 연’(1일 개봉)으로 돌아왔다. 1편 ‘죄와 벌’ 관객 중에 절반만 봐도 700만~800만 흥행이다.

2편은 저승차사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의 숨겨진 과거사를 다룬다. 강림은 원귀였던 수홍(김동욱)을 마지막 49번째 귀인으로 정하고, 염라대왕(이정재)은 수홍을 소멸시키지 않는 대신 성주신(마동석)이 지키고 있는 허춘삼(남일우) 노인을 저승으로 데려오라는 조건을 내건다. 이승으로 간 해원맥과 덕춘은 성주신이 과거 자신들을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차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성주신과 거래를 한다.

‘신과 함께’는 이번에도 1,000만 관객을 모을 것인가. 한국일보 영화담당 기자들이 항목별로 파헤쳐 봤다.

◆ ‘신과 함께-인과 연’ 20자평과 종합 별점

★다섯 개 만점 기준, ☆는 반 개.

스토리

양승준 기자= 윤회를 바탕으로 영화는 ‘내가 누구인가’를 끈질기게 좇는다. 삼차사와 염라대왕이 ‘인과 연’으로 얽히고설켜 반전을 거듭한다. 덕분에 2편은 ‘죄와 벌’을 실행하기 위해 앞만 보고 내달린 전편보다 이야기에 살이 붙었다. 겹겹이 쌓인 전생의 먼지를 터는 건 촌철살인이다. “다시 태어나서 또 개고생하라고?” 환생을 세 번이나 거부하는 수홍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세대’의 속 쓰린 절규다. 철거민 보호를 위해 성주신까지 등장해야 한다니. 용산 사태가 떠올라 아프다. 그래서 영화는 때론 위령제 같다. 반대로 묵직함이 없는 게 큰 흠이다. 인물의 진실 찾기에 집중한 시리즈의 부록. (★★★)

김표향 기자=1편보다 한층 짜임새 있는 서사가 돋보인다. 강림ㆍ수홍의 저승 재판과 해원맥ㆍ덕춘의 기억 찾기로 나뉜 두 줄기 이야기를 각각 전진시키면서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종횡으로 직조해 하나의 영화적 세계를 완성했다. 구성이 탄탄해 드라마에 힘이 붙는다. 덕분에 신파와 코미디를 덜어내고도 긴장감과 몰입감은 월등하다. 영화의 부제인 ‘인과 연’은 곧 ‘인과’이자 ‘업보’다. 그렇기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과거 삼차사의 엇갈린 인연과 비극적 운명,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들, 그 욕망에 밀려난 가난하고 약한 자들의 아픔 등을 두루 비추며 영화는 용서와 구원으로 나아가기 위한 조건들을 묻는다. 성선설에 기반한 주제의식이 결코 가볍지 않다. 오락영화로 저평가된 감이 없지 않은 김용화 감독을 새삼 다시 보게 된다. (★★★★☆)

1편 에필로그에 등장해 웃음을 안긴 성주신(왼쪽)의 활약이 2편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편 에필로그에 등장해 웃음을 안긴 성주신(왼쪽)의 활약이 2편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비주얼

양승준=형보다 나은 아우 찾기는 역시 어렵다. 이번엔 모래와 얼음을 활용해 지옥의 처참함을 형상화했지만, 충격은 덜하다. 전편에서 물, 불 가리지 않고 시각특수효과(VFX)로 일곱 지옥을 워낙 다양하게 보여준 탓이다. ‘인과 연’에선 저승 한복판에 공룡을 풀어놨다. 새 볼거리를 주려 했지만 역부족. 시각적 즐거움에 대한 관객의 큰 기대를 채우기 어렵다. 전편과 달리 영상이 새로움을 주지 못하다 보니 작품에 대한 집중도마저 떨어진다. ‘신과 함께’는 새로운 영상에 대한 기대가 여느 작품보다 높다. 2편은 시리즈의 숙제를 보여 줬다. 삭풍이 몰아치는 설원의 황량함을 실감나게 재현한 노고엔 박수를. (★★)

김표향=1편이 지옥 풍경으로 관객을 압도했다면, 2편은 독창적인 디지털 창조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털의 질감이 살아 있는 동물들은 물론, 바다괴물과 공룡 같은 상상 속 동물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똑같은 이미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자신감이 엿보인다. 1편 같은 지옥 모험을 기대한 관객은 다소 서운할 수 있겠으나, 2편의 VFX는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또 다른 쾌감을 안긴다. 고려시대를 재현한 미술도 언급할 만하다. (★★★★)

연기

양승준=1편이 김동욱과 함께였다면, 2편에선 주지훈과 함께한다. 주지훈은 얼굴에 허세와 비애를 능숙하게 드리운다. 촐싹대는 저승차사 해원맥에 고뇌에 찬 고려 장수의 전생이 포개져 캐릭터의 양면성이 부각됐고, 주지훈이 이를 잘 요리했다. 그의 출세작인 드라마 ‘마왕’(2007)에서처럼 강렬한 활약이다. 캐릭터가 다양하고 그 존재감이 묵직해야 시리즈 영화가 제대로 굴러가기 마련. 감독은 용병술로 장애물을 넘었다. 터질 듯한 가슴에 반달처럼 축 처진 눈. 전사 같은 마동석의 순박하고 잔망스러운 입담이란. 역시 ‘마요미’(마동석 귀요미라는 의미의 별명). (★★★☆)

김표향=캐릭터 간 역할 분담이 잘 이뤄졌다. 염라대왕은 동기 부여를 하고, 강림은 엔진 역할을 하며, 그 힘을 받아 해원맥과 덕춘이 마음껏 뛰논다. 전진하는 이야기에 제동을 거는 수홍의 변칙술도 잘 들어맞는다. 특히 돋보이는 캐릭터는 해원맥이다. 차사일 때와는 180도 다른 과거가 보태져 캐릭터에 입체감이 실렸다. 주지훈의 빼어난 연기 덕에 전혀 다른 인물로 다가오기까지 한다. 주지훈은 재평가돼야 마땅하다. 매번 강렬한 인상을 빚었던 하정우의 비애 어린 얼굴도 색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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