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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점에서 만난 엄마ㆍ아빠의 연애사, 영상에 담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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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점에서 만난 엄마ㆍ아빠의 연애사, 영상에 담겼네

입력
2018.05.14 15:5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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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사로 일하던 김영수씨가

손님 정미정씨에 첫눈에 반해

일부러 도수 틀리며 만남 유도

부산시 공모에 딸 남경씨가 응모

12분짜리 영화 ‘초점’으로 제작

1991년 당시 23세이던 김영수씨는 서울에서 무작정 안경 쪽 일을 배우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왔다. 김씨는 같은 해 안경점에서 일을 하다 우연히 손님으로 온 정미정(당시 20세)씨를 보고 첫 눈에 반했다. 김씨는 정씨가 계속 안경점을 방문하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안경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을 건넸다. 부득이 정씨는 3, 4번 안경점을 찾았고 이후 진지한 만남으로 이어졌다.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세대소통 프로젝트-엄빠(엄마 아빠)의 러브스토리’ 영상의 내용이다. 12분 분량의 이 영상을 보고 많은 네티즌이 “너무 감동적이다”, “이런 영상이 많이 나왔으면…”, “부모님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난다”며 관심과 격려를 쏟아냈다.

이 영상은 김남경(22ㆍ여)씨 부모님이 안경점 직원과 손님으로 만나 결혼에 골인한 과정을 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부산시가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와 자녀 간에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부산시 공식 유튜브 ‘Dynamic Busan’을 통해 기획한 프로젝트에 김씨의 사연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시는 앞서 3월 26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공식 SNS로 부산에 거주하는 자녀들로부터 부모님의 결혼 전 러브스토리 사연 공모를 통해 이 이야기를 최종 선정했다. 안경 도수와 사랑이라는 소재가 잘 드러나도록 영화의 제목은 ‘초점’으로 정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응모기간 중 총 36건의 사연이 접수 됐는데 그 중 이 사연의 주인공인 안경사 김영수씨가 손님으로 온 정미정씨에게 첫 눈에 반해 자주 보기 위해서 안경 도수를 바꾸는 등의 내용이 드라마틱해 이 이야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영화관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린 ‘초점’을 관람하고 있는 김영수ㆍ정미정 부부. ‘엄빠의 러브스토리’ 화면 캡처
영화관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린 ‘초점’을 관람하고 있는 김영수ㆍ정미정 부부. ‘엄빠의 러브스토리’ 화면 캡처

이들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영상 이외 메이킹 영상도 돋보인다. 딸 남경씨가 직접 촬영한 5분짜리 영상에는 러브스토리의 실제 주인공인 김씨 부부가 영화관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린 ‘초점’을 관람하며 감동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남경씨는 “어버이날이기도 하고 지난달 26일이 부모님 결혼기념일인데 지금까지 뭐하나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에 이번 이벤트를 준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영회는 지난 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됐으며, 남경씨는 부모님에게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깜짝 이벤트로 준비했다.

김영수씨 부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 이야기와 너무 비슷한데’라는 생각을 했다”며 “딸을 키우니 별 이벤트를 다 받아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학교를 졸업하고 빨리 취업을 해서 효도를 하는 것이 목표라는 남경씨는 “평소 표현을 잘 못했는데 항상 부모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이번 계기를 통해 부모님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엄빠의 러브스토리’ 프로젝트 영상과 단편영화는 부산시 유튜브(www.youtube.com/DynamicBusan)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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