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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빈 기자

등록 : 2018.02.15 04:40

같은 혐의 이재용ㆍ신동빈 ‘청탁 구체성’이 운명 갈라

등록 : 2018.02.15 04:40

‘같은 듯 다른’ 법적 판단

수동적 뇌물 공여자 공통점에

많은 액수 불구 2년6월형 동일

辛, 면세점 청탁 구체성에 수감

李, 경영권 승계 모호성에 집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5일 오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ㆍ신상순 선임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뇌물 혐의로 똑같이 2년6개월을 선고 받았지만, 이 부회장은 5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반면 신 회장은 13일 법정 구속됐다.

공정성 논란까지 낳고 있는 두 대기업 총수 운명을 가른 법적 판단 기준은 뭘까.

14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신 회장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 강요에 의한 수동적 뇌물공여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다기보다 대통령 요구를 거부하기 힘들어 응했다는 것이다. 뇌물액수가 적지 않음에도 중형을 피할 수 있었던 요인도 이런 점이 감안됐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과 달리 신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된 이유는 부정한 청탁이 존재했고, 뇌물액수도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 공소사실만 보면 이 부회장의 범죄혐의가 신 회장보다 훨씬 무거웠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최순실씨 승마지원금 등 이 부회장의 뇌물금액은 433억원대에 달했다. 반면 신 회장은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지원한 게 유일한 범죄혐의였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이 부회장에게는 유리하게, 신 회장에게는 최악의 결과로 나왔다.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합병 등 각종 현안은 경영상 필요에 의한 것이고, 이 부회장이 이를 도와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는 박 전 대통령 지시내용을 기재한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영향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은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관련 뇌물 혐의는 무죄 판단을 받았고, 승마지원금 중에서도 용역비 36억원만 유죄로 인정됐다.

이에 비해 신 회장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기한 유일한 공소사실을 전부 받아들였다. 면세점 특허 취득이라는 구체적인 현안이 존재했고, 대통령 직무에 대한 대가라는 인식이 있어 묵시적 부정 청탁이 있었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결국 이 부회장은 433억원 중 36억원이, 신 회장은 70억원 전부가 뇌물로 인정됐다. 뇌물액수는 바로 횡령 액수로 이어지는데, 횡령은 50억원을 기준으로 형량이 나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은 횡령액수가 50억원 미만이면 최소 3년 징역형이 가능해, 판사가 집행유예 선고 재량을 발휘할 수 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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