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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우 " 적폐청산 다루는 TV주말극? 신선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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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우 " 적폐청산 다루는 TV주말극? 신선했죠"

입력
2017.11.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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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우는 낮에는 서비스센터 ‘저스티스’의 사장으로, 밤에는 ‘도둑J’로 활동하며 비리 세력들을 응징하는 장들목을 연기했다. MBC 방송화면 캡처
지현우는 낮에는 서비스센터 ‘저스티스’의 사장으로, 밤에는 ‘도둑J’로 활동하며 비리 세력들을 응징하는 장들목을 연기했다. MBC 방송화면 캡처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9월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방송 후반부 편성이 흔들리는 일이 잦았다. 지난달 21, 22일 결방한 것을 28일 몰아서 내보내기도 하고, 지난달 29일과 지난 4일 방송분도 결방 때문에 5일에 가서야 연속 방영해야 했다. ‘도둑놈 도둑님’을 보려면 편성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6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지현우는 “카메라 감독님이 ‘끝까지 마무리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시더라”며 “파업 사태로 제작이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무사히 드라마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 있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고충이 만만치 않았다. 카메라 감독과 스태프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가면서 매주 카메라 감독이 바뀌었고 스태프 인원도 변동됐다. 새로운 스태프들과 호흡을 다시 맞춰야 해 촬영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팀워크도 편성도 자주 흔들렸지만, ‘도둑놈 도둑님’은 5일 마지막회 13.4%(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도둑놈 도둑님’은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부패한 기득권 세력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현대판 홍길동’ 도둑J의 통쾌한 이야기를 그렸다. 가족 간의 갈등과 사랑을 주로 다루는 여느 주말극과 달리 ‘적폐세력 청산’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다뤄 방영 초부터 눈길을 끌었다. 지현우는 낮에는 서비스센터 ‘저스티스’의 사장으로, 밤에는 도둑J로 활동하며 비리 세력들을 응징하는 장들목을 연기했다.

지현우는 상대역이었던 서현에 대해 "순수하고 밝은 친구여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며 "오랜 걸그룹 활동으로 내면도 강하게 단련돼 있어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고 칭찬했다.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지현우는 상대역이었던 서현에 대해 "순수하고 밝은 친구여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며 "오랜 걸그룹 활동으로 내면도 강하게 단련돼 있어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고 칭찬했다.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지현우는 사실 파업보다 자신과의 싸움이 더 힘들었다 했다. 촬영 때 스태프들에게 “한 번만 더 찍자”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좀 더 완성도 있는 장면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지만, 촬영 스케줄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 자신의 욕심만 내세울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스스로와 “타협점을 찾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

“한 시간이 시청자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잖아요. 이 귀한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는 게 아니라 알차고 재밌다고 느끼도록 무언가를 남기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제 욕심 때문에 하루 2~3시간밖에 눈을 못 붙이는 스태프들이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많이 고민했어요.” 15년차 중견 배우가 되면서 부쩍 드는 고민이다.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지현우는 다음해 KBS2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풋풋한 연하남으로 인지도를 올렸고, MBC 드라마 ‘메리대구 공방전’(2007), KBS2 드라마 ‘천하무적 이평강’(2009), tvN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 등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활약했다.

30대가 된 이후 사회풍자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에 주력했다. tvN 드라마 ‘송곳’(2015)에서 대기업의 부당노동행위를, SBS 드라마 ‘원티드’(2016)에서 생명과 인권을 경시하는 사회의 모습을 지적했다. ‘도둑놈 도둑님’도 “주말극에서 적폐 이야기를 다룬다는데 신선함을 느껴” 출연하게 됐다. 뮤지컬과 음악 프로그램 MC까지 병행하며 다작했던 활동 초반과 달리, 지금은 신중하게 결정해 1년에 한 편 정도 작품을 소화한다.

20대는 “겁 없이 연기”했다면, 30대는 책임감이 여느 때보다 강해졌다. 그는 “20대에는 실수를 해도 대중의 평가가 후했지만, 지금은 연기를 못하면 용서 받을 길이 없다”며 “방송 선수가 되느냐, 배우가 되느냐의 기로에서 오는 생각들이 많아 종종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故 신해철의 밴드 넥스트의 키보디스트이자 친형인 지현수의 제안으로 19일 열리는 신해철 3주기 콘서트에서 합동 공연을 펼친다. 이어 내년에는 배우 오만석과 함께 한 영화 ‘트루 픽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가장 큰 목표는 “신뢰감을 주는 배우”다. 지현우는 “좀 더 내공을 쌓고 일을 매끄럽게 진행하는 역량을 키워야겠다”며 “현장에서 원만하게 의견을 조율하고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지현우는 "'도둑놈 도둑님'은 어머니들뿐 아니라 아버지들도 많이 보시더라"며 "남성 시청자들이 '장 변호사, 잘 보고 있다'라고 칭찬해주니 더욱 힘이 났다"고 말했다.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지현우는 "'도둑놈 도둑님'은 어머니들뿐 아니라 아버지들도 많이 보시더라"며 "남성 시청자들이 '장 변호사, 잘 보고 있다'라고 칭찬해주니 더욱 힘이 났다"고 말했다. 드림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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