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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52시간제 맞춰 고용 늘린다”… 다른 대기업들은 "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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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52시간제 맞춰 고용 늘린다”… 다른 대기업들은 "계획 없어"

입력
2018.06.29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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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계열사 생산직 200여명 고용

한화 이어 대기업 가운데 두번째

하이트진로, 매일유업도 채용 확대

다른 대기업 대부분 계획 없어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롯데그룹이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4개 계열사에 생산인력 200여명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올해 초 태양광 공장에 인력 500명을 추가한 한화그룹에 이어 대기업그룹 가운데는 두번째 추가 고용 사례다. 하지만 당장 생산직을 늘려 제조 물량을 맞춰야 하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기업 대부분이 현재 인력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정부의 기대만큼 일자리가 늘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28일 롯데그룹은 내달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생산 인력 200여명을 추가 고용한다고 밝혔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주류, 롯데푸드 등 식품 계열사 4곳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량 감소 문제를 해소하고 생산 시스템의 적정 운영을 위해 지난 5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생산직 근로자 200여명을 채용하고 있다. 추가 고용인력은 4개사 전체 생산직의 10% 수준이다.

앞서 한화그룹의 한화큐셀코리아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공장 교대 근무 시스템을 바꾸며 500명을 신규 채용했다.

한화큐셀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신규 인력을 채용했거나 채용할 계획이 있는 곳은 대부분 식품업체들이다. 제도 시행 시기가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과 맞물려 채용을 결정한 업체들이 많다.

하이트진로는 제품 생산량 증가에 따라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생산직을 늘려 왔는데 앞으로도 채용을 늘리기로 했다. 올 상반기 정기채용과 별도로 생산직 직원을 30여명 추가로 뽑는 등 총 100여명의 직원을 늘릴 계획이다. 매일유업도 생산직 인력을 70~80여명 충원했다. 빙그레는 생산직의 10%에 해당하는 50~60명을 단계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제품 특성상 여름철 성수기에 근로시간이 크게 늘어나 최대 3개월로 제한된 탄력근로제로는 생산량을 맞추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성수기 4~5달 생산량이 비수기의 3배에 이르기도 해 우선 인력은 충원했지만 비수기에는 어떻게 인력을 활용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롯데, 한화와 달리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CJ, GS, 신세계 등 대기업들은 추가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유연근무제 등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굳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 전체적으로 이미 근로시간을 조금씩 줄이며 그에 맞춰 근로 시스템을 구축해왔기 때문에 이번 제도 시행에 맞춰 채용을 늘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무관하게 이미 그룹 전체적으로 주 35시간 근무 시행과 집중 근무로 업무 효율을 끌어 올린 결과 기존보다 생산성이 높아져 인력을 충원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실제 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일자리 창출이 일어날 수 있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체들이지만 정작 이런 곳들은 인력을 늘릴 여력이 없는 상태다. 일부 여유 있는 기업을 제외하면 1년 6개월(50~299인 기업), 3년(5~49인 기업) 후 적용될 의무를 지킬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경남 거제시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상 부담이 커졌는데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인력까지 늘리게 되면 차라리 폐업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제도 시행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암담하다”고 전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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