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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박항서 앓이’, ‘박항서 신드롬’의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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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박항서 앓이’, ‘박항서 신드롬’의 실체는?

입력
2018.01.2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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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이 환하게 웃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박항서 신드롬이 한창이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축구다. 축구인은 그라운드에 있어야 하지 않나.”

지난 2016년 11월 박항서(59)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야인(野人)’으로 지낼 때다. 박 감독은 전화 통화를 마무리하면서 이 같은 얘기를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축구 대표팀 수석 코치를 역임했던 그는 그 시절을 떠올리며 충분히 ‘자랑’할 만 했지만, 오히려 “너무 오래된 일이다”라든가 “거스 히딩크(72ㆍ네덜란드) 감독님 덕분이다”며 겸손하게 웃기 바빴다.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도력과 열정, 인성을 모두 갖춘 그였기에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베트남은 ‘박항서 앓이’나 ‘박항서 신드롬’이 한창이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축구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하지만 준우승을 차지하며 현지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 대회 준우승은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베트남이 AFC 주최 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동남아 국가가 아시아 준우승을 차지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U-23 대표팀 감독에 오르면서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 정상, 아시아 정상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허황된 공약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것이다.

결승전에 맞춰 수도 하노이와 최대 도시 호찌민 등 베트남 곳곳에서는 실내외 가릴 것 없는 응원전이 펼쳐졌다. 스포츠 변방인 베트남이 스포츠 경기로 이처럼 들썩인 적은 여태껏 없었다.

인구 9,500만 명 중 다수가 박 감독에 열광했다. 베트남 현지 응원전은 마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붉은 악마의 응원전을 연상케 했다. 박 감독의 지도력을 극찬하는 언론 보도도 쏟아졌다.

박 감독은 소통을 통해 선수들에게 친근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한 분위기가 선수들의 자율성을 이끌어냈고 따라서 선수들의 기량도 극대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 감독은 아울러 2002년 히딩크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체력과 정신력 등 기본기 훈련에 방점을 뒀다. 한국인이라는 외부인의 관점에서 베트남 선수들을 바라보지 않았던 것도 팀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27일 베트남 정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쩐 다이 꽝(62) 베트남 국가주석은 이번 대회에서 눈부신 성적을 낸 자국 대표팀에 1급 '노동훈장'을, 박 감독에게는 3급 노동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문재인(65) 대통령 또한 박 감독의 노고를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눈보라 속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자체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일깨워줬다"며 "부임 3개월여 만에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아시아 정상권으로 끌어올린 박 감독의 노고에 우리 국민도 기뻐하고 있다"고 축전을 보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올림픽기념관 체육관 등지에선 베트남-우즈베키스탄의 결승전 시각에 맞춰 베트남 교민들의 단체 응원전도 펼쳐졌다는 전언이다.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 축구를 크게 격상시킨 박 감독의 시선은 오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향하고 있다. 박 감독이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에서 또 한 번 비상하며 아시아 축구의 발전을 이뤄낼지 지켜볼 일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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