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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의 어제] 미소 냉전이 선물한 49년 전 “위대한 도약”… 미중 경쟁으로 재연

입력
2018.07.15 11:22
수정
2018.07.15 17: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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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20일 달 표면 ‘고요의 바다’를 밟고 서 있는 아폴로 11호의 조종사 버즈 올드린. 이 사진을 찍은 닐 암스트롱 선장의 모습은 올드린의 헬멧에 비쳐져 있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ㆍ한국일보 자료사진
1969년 7월20일 달 표면 ‘고요의 바다’를 밟고 서 있는 아폴로 11호의 조종사 버즈 올드린. 이 사진을 찍은 닐 암스트롱 선장의 모습은 올드린의 헬멧에 비쳐져 있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ㆍ한국일보 자료사진

1969년 7월 20일 오후 10시56분(미국 동부시간), 전 세계 5억2,800만명의 시선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꿈 같은 현실’이 펼쳐지는 TV 생중계 화면에 고정됐다. 당시 지구촌 인구36억여명 중 약 15%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나흘 전 지구를 떠난 미국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 ‘고요의 바다’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이었다. 곧이어 조종사 버즈 올드린도 달을 밟았다. 암스트롱은 이때 “이것은 한 인간에겐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멋진 말을 남겼다. 지구 이외의 별에 인간이 직접 도달한 건 처음이었으니, 인류 역사가 새로운 발전 단계로 들어섰다고 보는 것도 당연했다.

그러나 이런 성취가 오로지 ‘우주 개척’의 꿈, 미지의 영역에 대한 도전 정신의 결과였던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소련과의 대립과 경쟁, 곧 냉전 탓이 컸다. 12년 전인 1957년 10월, 소련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했다. 과학기술로 소련을 압도한다고 여겼던 미국은 패닉, 이른바 ‘스푸트니크 쇼크’에 빠졌다. 핵탄두를 실은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언제든 미 본토를 향할 수 있다는 공포심도 엄습했다. 미국은 이듬해 미 항공우주국(NASA)을 설립, 반격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1961년 4월 소련은 사상 첫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 1호’로 지구 궤도를 도는 데에도 성공, 미국에 또 치욕을 안겼다. 탑승 비행사였던 유리 가가린의 “지구는 푸른빛이었다”는 말도 상처가 됐다. 결국 한 달 후,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은 “10년 안에 인간을 달로 보내겠다”고 선언했다. ‘아폴로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8년 뒤, 아폴로 11호로 약속은 진짜 현실이 됐다. 밀려 있던 전세를 한방에 뒤집은 것이다.

미국에 ‘역전 홈런’을 얻어 맞은 소련은 애써 태연한 척하며 비밀리에 준비하던 달 탐사 계획을 접었다. 경쟁이 시들해지자 막대한 비용에 부담을 느끼던 미국도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유인 달 탐사를 중단했다. 여섯 차례의 달 착륙(아폴로 13호는 실패)까지, 미국이 쏟아 부은 예산은 무려 250억달러(현재 가치 1,660억달러ㆍ180조원)였다.

그로부터 딱 45년이 지난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을 재가동키로 했다. 인류가 화성에 첫 발을 내딛기 위한 전초 작업이라지만, ‘2018년 달 뒷면 무인탐사, 2031년 유인 우주선 달 착륙’을 추진 중인 중국의 우주굴기(堀起: 우뚝 섬)를 견제하는 카드라는 해석이 많다. 과거 미ㆍ소의 우주 개발 경쟁이 오늘날 G2(주요 2개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또 다시 달을 무대 삼아 재연되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1969년 7월 20일 인류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과 조종사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미국 국기를 세우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ㆍAP 연합뉴스 자료사진
1969년 7월 20일 인류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과 조종사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미국 국기를 세우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ㆍA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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