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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도 이메일 유출… 또 ‘러시아 개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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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도 이메일 유출… 또 ‘러시아 개입설’

입력
2017.05.0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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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민들이 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프랑스 대선 재외국민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몬트리올=AFP 연합뉴스
프랑스 시민들이 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프랑스 대선 재외국민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몬트리올=AFP 연합뉴스

프랑스 대선 이틀을 앞두고 당선이 유력한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 대선캠프 관계자들의 이메일이 해킹으로 유출됐다. 프랑스 사이버보안국이 수사에 나섰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언론에 내용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해킹 배후로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를 지지하는 러시아가 지목돼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패배시킨 주요인 중 하나인 이메일 해킹의 악몽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정체불명의 해킹팀이 마크롱 캠프 ‘앙마르슈(전진)’ 관계자들의 이메일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유출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엠리크스’라는 익명 이용자가 문서 공유 사이트 페이스트빈에 유출한 이메일과 사문서의 분량은 파일 7만개로 용량은 총 14.5기가바이트에 이른다. 마크롱 캠프는 유출된 파일이 “선거운동의 정상적인 기능을 보여줄 뿐 의혹을 부를 자료는 없다”면서도 이 파일이 가짜 문서와 뒤섞여 유포돼 가짜 뉴스의 근거로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캠프는 프랑스 사이버보안국(ANSSI)에 해킹 주체 등의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선거를 관장하는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6일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프랑스 언론에 파일에 관련한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이 파일은 프랑스 시간으로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끝나기 4시간 전인 5일 오후 8시에 배포됐는데, 이 시간이 지나면 후보는 공식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 때문에 마크롱 캠프와 선관위는 해커가 캠프의 해명이 불가능한 시점을 노려 파일을 공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메일 유출 사건의 배후로는 러시아가 지목되고 있다. 앙마르슈와 보안업체 트렌드마이크로는 지난달 마크롱 캠프가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해킹조직 ‘폰스톰’으로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았지만 방어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보안업체 플래시포인트는 로이터통신에 “초기 분석으로는 러시아 군정보당국과 연계된 해킹팀 APT28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기에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마크롱 후보의 상대인 마린 르펜 후보가 승리하면 러시아가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해킹 배후설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르펜 후보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반감을 보이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서방 언론은 이번 이메일 유출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를 패배시킨 원인 중 하나인 캠프 이메일 유출이 연상된다는 이유다. 위키리크스는 당시 해킹으로 드러난 존 포데스타 클린턴 캠프 선거본부장의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으며 이를 통해 클린턴 캠프와 월가 금융업계의 긴밀한 관계가 부각됐다. 클린턴 후보는 ‘부패한 주류 정치인’ 이미지를 복구하지 못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에 승리를 내줬다. 로이터통신은 이번에 유출된 마크롱 캠프의 이메일도 인터넷 사이트 포챈(4chan)에 처음으로 게시된 후 미국 극우 성향 활동가나 위키리크스의 배포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대선을 향한 공격이 있을 줄 알았다. 다른 곳에서도 있었던 일이다”라며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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