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대마, 인터넷 암시장서 팔고 비트코인 결제

알림

대마, 인터넷 암시장서 팔고 비트코인 결제

입력
2017.09.11 15:55
0 0

상가건물에서 30그루 재배

검색 안되는 ‘딥 웹’ 사이트 통해

1억5000만원 상당 마약 판매

추적 피하려 가상화폐로 거래

대마 재배용 송풍시설 설비. 서울중앙지검 제공.
대마 재배용 송풍시설 설비. 서울중앙지검 제공.

일반 검색 엔진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인터넷 공간과 가상화폐 거래를 이용해 마약을 은밀하게 팔아온 20대 고교 동창생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재억)는 회사원 이모(25)씨 등 4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부산의 한 상가건물 5층에서 대마 30그루를 재배해 75회에 걸쳐 1억5,000만원 상당의 마약 1.25㎏을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99㎡ 규모 공간에 생육실, 개화실, 건조실 등으로 구분한 대마 제조실을 꾸리고 온ㆍ습도 조절장치와 고압나트륨 램프 등 전문장치를 설치했다. 이중커튼을 치고 환기구를 옥상으로 연결해 아래층 학원 등 주변에서도 마약 재배 작업실임을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

이들은 ‘검은 인터넷’이라 불리는 ‘딥 웹(Deep Web)’ 사이트에 판매광고를 올려 대마를 불특정 다수에게 팔았다. 딥 웹은 구글, 네이버 등의 일반 검색엔진으로는 검색되지 않고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할 수 있는 암호화된 인터넷 공간으로, 마약 총기류 등 각종 불법거래의 암시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고교 동창생이나 동네친구 사이인 이들은 딥 웹을 통해 대마를 사 피우며 어울리다가 직접 대마 장사를 해 돈을 벌자고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등은 마약 구입자들에게 현금이나 대포통장 거래 대신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거래 대금 결제를 하도록 했다. 여러 경로를 거친 비트코인 거래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어렵게 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이들은 입금이 확인되면 대마를 은닉해둔 장소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려주는 속칭 ‘던지기’ 방식을 썼다.

검찰은 딥 웹상의 마약판매 광고글 등을 모니터링하고 비트코인 거래 내역 추적 등을 통해 일당 한 명을 부산에서 검거하고 순차적으로 공범을 다 검거했다. 이들이 판매를 위해 품종별로 유리병에 담아 보관하고 있던 대마 2.7㎏과 마약제조 장비 등은 압수됐다. 재배된 전체 대마량은 3.95㎏으로 대마 1회 흡연량(0.5g)으로 따지면 7,900명이 흡연할 수 있는 양이었다. 시가로는 총 4억8,000만원에 달했다.

검찰 관계자는 “적발이 어려운 딥 웹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판매사범들을 적발한 최초사례”라며 “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마약거래 방식이 갈수록 첨단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개화실 내 화분에 심어진 대마. 서울중앙지검 제공.
개화실 내 화분에 심어진 대마. 서울중앙지검 제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