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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경쟁 심하다” 한국 87% 일본 29%

입력
2016.01.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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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경쟁 내몰려

행복감 최하위권

모 기업체 간부로 재직하다 은퇴한 김모(54)씨는 권리금 2억원을 들여 커피전문점을 인수했다. 퇴직금을 투자한 만큼 신중하게 창업을 준비한 김씨는 기존 매출액과 점포 입지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하지만 가게를 열자마자 주변으로 저가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아내와 함께 일하고 있는 김씨는 최근에는 영업 시간이라도 늘려 보겠다는 생각으로 커피숍 인근에 원룸을 얻어 이사까지 했다.

행복 국제비교조사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 특징 중 하나는 유달리 높은 자영업자들의 경쟁 인식이다. 일상생활에서의 경쟁 정도를 묻는 질문에 한국 자영업자들은 87.1%가 ‘심하다’고 답했다. 심하다는 평균 응답(82%) 수준을 훨씬 넘는다. 반면 덴마크의 경우 경쟁 수준이 심하다는 자영업자 비중은 42.6%로 전체 응답자 비중(45%)보다 오히려 낮았다. 브라질 역시 전체 응답자 비중 67.8%를 하회하는 63.9%의 자영업자가 경쟁 수준이 ‘심하다’고 답했다. 일본의 자영업자들은 29.8%가 경쟁 수준이 ‘심하다’고 답했다.

한국 자영업자들은 과당경쟁에 내몰린 탓에 자연히 행복감도 낮았다. 지난 1년간의 행복감을 묻는 질문에 화이트칼라(10점 척도에 6.4점), 학생(6.2점), 주부(6.2점)보다 낮은 5.9점으로 직업군 중에 하위권이다. 6년째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하고 있지만 대형상가가 들어선 이후 하루가 다르게 경쟁업체가 늘어나 한숨만 나온다는 이모(65)씨. 그는 “500m 근방에만 12개 치킨집이 운영 중”이라며 “경쟁 스트레스 때문인지 최근 위궤양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장인정신 없이 트렌드를 좇는 데에만 급급한 무한 경쟁의 창업 환경이 계속되는 한 자영업자들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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