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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총기 난사 용의자, 페이스북에 ‘IS에 충성’글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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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총기 난사 용의자, 페이스북에 ‘IS에 충성’글 써”

입력
2015.12.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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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버나디노 총기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시 청사에 앞에 조기가 게양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 전역 연방정부 시설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연합뉴스
샌버나디노 총기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시 청사에 앞에 조기가 게양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 전역 연방정부 시설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의 테러 연관 가능성으로 미 당국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용의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하는 글을 쓴 사실이 파악됐다고 5일 CNN이 보도했다.

CNN은 수사당국이 용의자인 파키스탄계 미국인 사이드 파룩(28)의 아내 타시핀 말릭(27)이 다른 이름을 사용한 페이스북 계정에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글을 썼다며 미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총기난사 사건의 테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달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경계령이 내려진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임박한 테러 위협이 없다’고 강조해온 오바마 행정부의 안보 대응 능력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3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과 연방수사국(FBI)은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용의자들의 테러 동기에 무게를 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가진 직후 출입기자들에게 “현재로서는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며 “테러와 관련됐을 수도 있고 직장과 관련돼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범행 동기를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수사 상황에 관해 수시로 보고받은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에 큰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연방정부 시설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현지 경찰을 대신해 범행 동기 수사를 펴고 있는 FBI가 파룩 자택을 수색한 결과 테러 정황이 확인됐다. 파이프 폭탄 12개와 실탄 3,000여 발, 폭발물 장치 수백여 개가 발견된 것. 또 파룩 부부가 도주하는데 이용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에서도 자동소총 2정과 권총 2정, 실탄 1,600여 발이 나왔다. 제러드 버건 샌버나디노 경찰국장은 “총기와 실탄을 다량 준비한 것으로 미뤄 이번 총기난사 사건은 사전에 정교하게 기획된 범행”이라며 “또 다른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룩 부부가 독실한 무슬림이며, SNS를 통해 테러 단체와 접촉한 상황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 FBI는 정체불명의 파키스탄 출신 말릭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년 전 파룩과 만난 뒤 약혼자 비자를 받고 미국에 건너와 정착하게 된 점을 눈여겨보고 이들의 만남 과정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 사건을 둘러싼 민주ㆍ공화 대선 후보들의 대립도 뜨겁다. 민주당은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직접 나서 “범행 동기를 따지기에 앞서 이번 사건으로 총기 규제의 중요성이 또다시 확인됐다”며 이번 사건을 총기규제 이슈로 몰고 가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반면 공화당 진영에서는 각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미국에서도 시작됐다’며 오바마 행정부 허술한 대응을 질타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설마했는데,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테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테드 크루즈(텍사스)와 린지 그래함(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이슬람의 테러 공격으로 미국이 전쟁터가 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에서는 추가 테러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는 한편, 무슬림에 대한 반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라디오와 TV 등 방송은 수사 상황을 속보로 전하는 한편,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형 상가나 운동 경기장 등 군중이 운집한 곳을 피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중도ㆍ진보 성향의 매체에서는 관련 기사와 칼럼 등을 통해 극소수 극렬 무슬림의 만행 때문에 대다수 선량한 무슬림을 배척하고 공격하는 것이야말로 테러 단체가 원하는 것이라며 시민 사회의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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