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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열풍’ 의미있는 흐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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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열풍’ 의미있는 흐름 만들어

입력
2017.12.28 17:0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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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문화인물] 문학 / 여성혐오 다룬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

페미니즘, 세태소설, 여성작가 강세 등 2017년 한국문학의 특징은 조남주 작가에 와서 귀결된다. 민음사 제공
페미니즘, 세태소설, 여성작가 강세 등 2017년 한국문학의 특징은 조남주 작가에 와서 귀결된다. 민음사 제공

2017년 한국문학의 특징을 3가지로 정리하면 페미니즘, 세태소설, 여성작가 강세다. 지난해 인문서를 중심으로 불었던 페미니즘 열풍은 올해 문학판에 고스란히 옮겨왔고 최은영, 강화길, 박민정 등 “단순히 젊고 전투적인 게 아니라 기성사회를 보는 방식이 이전과는 완전 다른”(황종연 문학평론가) 영페미(Young Feministㆍ젊은 페미니스트) 작가들이 등장했다.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 역시 이들 영페미 또는 영페미들의 ‘언니세대’ 격인 여성 작가들이 휩쓸며 “문학계 세대교체”(정과리 문학평론가)가 이뤄진 한 해였다. 장강명에서 시작된, 탄탄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세태소설은 한국 문학의 한 기류가 됐다.

올해 한국문학 특징은 한 작가에게 와서 귀결된다. ‘82년생 김지영’(‘김지영’)의 조남주 작가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과 각종 통계 자료, 기사를 녹여 이 시대 30대 중반 여성의 평균적인 삶을 세밀하게 그린 소설은 여성들의 열렬한 공감과 지지를 받으며 페미니즘 확산에 불을 붙였다. 장은수 출판평론가(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단순한 열풍을 넘어, 오랜만에 문학작품이 사회적 의제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정리했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김지영’의 누적 발행부수는 50만권. 이중 49만권이 올해 발행됐다.

문학동네 소설상(2011) 황산벌청년문학상(2016)을 수상했지만 무명에 가까웠던 조 작가는 이 소설을 민음사에 투고해 출간했다. ‘김지영’의 출판을 결정하고, 편집한 박혜진 문학평론가는 “박완서, 오정희부터 꾸준히 여성문제를 다루는 소설은 많았지만 경력단절, 독박육아, 맘충 등 현실적 소재로 여성혐오를 말하는 소설은 처음이었다. 현실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공감과 위로를 주는 대단히 특수한 지점에 있는 소설이라 곧바로 출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맘 카페’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진 ‘김지영’은 지난 3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선물하며 유명해졌다. 이후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하면서 큰 화제가 되며, 출간 수 개월이 지나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출판계 역주행’의 대표작이 됐다. TV 교양ㆍ예능프로그램의 단골 소재가 되는가 하면, ‘김지영’을 모티프로 한 다큐멘터리가 제작됐다. 소설 ‘김지영’은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독자 28만803명, 출판인 66명을 각각 설문조사해 선정한 ‘올해의 책’ 2관왕에 올랐다.

‘김지영’의 사회적 여파가 커지면서, 한편에서 이 소설이 기존 순문학의 미학적 기준을 충족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각종 통계와 자료를 한 인물의 생애에 그대로 대입해 ‘소설 형식을 빌린 르포르타주’라는 해석이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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