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STX조선 노사 자구안ㆍ확약서 제출…정부ㆍ산은 실효성 판단에 생사 달려

알림

STX조선 노사 자구안ㆍ확약서 제출…정부ㆍ산은 실효성 판단에 생사 달려

입력
2018.04.10 18:30
22면
0 0

고정비용 40% 절감에 합의

법정관리 신청 전에 협상 주목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정문으로 STX조선 관계자가 출근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정문으로 STX조선 관계자가 출근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STX조선해양 노사가 진통 끝에 자구계획 합의안을 도출하며 공이 다시 정부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STX조선의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를 검토한 뒤 STX조선의 운명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합의안의 실효성 여부에 따라 STX조선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10일 STX조선과 채권단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후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를 산업은행에 공식 제출했다. 노사는 전날부터 이어진 마라톤 협상 끝에 이날 새벽 대규모 인력 감축 대신 무급휴직, 임금과 상여금 삭감 등을 통해 정부와 채권단의 요구안에 상응하는 고정비용 40% 절감에 나선다는 데에 큰 틀에서 합의했다. 다만 양측이 무급휴직 시행 기간을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앞서 한 차례 연기된 ‘데드라인’을 다시 18시간 넘긴 오후 6시가 다 돼서야 협상이 마무리됐다. 합의안에는 향후 5년간 6개월씩 무급휴직을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관계자는 “열띤 논의 끝에 노사가 합의한 자구계획안을 제출하게 됐고,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당연히 이행할 것”이라며 “채권단이 긍정적으로 평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건은 정부와 산은이 이 합의안을 ‘실효성이 있는 안’이라고 판단하고 수용할 지 여부다. 그간 정부와 산은은 올해 초 회계법인이 실시한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인력구조조정으로 생산직 75%에 해당하는 인건비 감축 ▦학자금과 장기근속포상금 전면 중단 등의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노사가 합의한 방안은 ‘가이드라인’과 달리 인력을 줄이지 않고 다른 경로를 통해 인건비 절감 효과를 내는 방안이기 때문에 퇴짜를 맞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STX조선의 자구안 수용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노사 합의 자구안이 채권단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못 미친다고 들었다”며 협상 상황을 지켜본 뒤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산은은 STX조선 노사가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 제출 기한(9일 자정)을 넘긴 만큼 원칙적으로 회생절차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다만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까지 제출안의 세부 내용과 이행 가능성도 검토해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실제 서류준비 등을 거쳐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데 7~10일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 노사와 정부ㆍ채권단간 협상 가능성이 없잖다. STX조선은 금호타이어 등과 달리 유동성(2월 말 기준 1,475억원)이 남아 있어 당장 부도를 겪을 상황도 아닌 만큼 시간도 촉박하지 않다. 산은 관계자는 “회사가 제출한 자구계획안이 컨설팅 수준 이상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토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수용여부를 빠른 시간 안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만일 정부와 산은이 노사 자구안을 수용하게 되면 STX조선은 산은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RG)을 지원받아 다시 수주 영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액화천연가스(LNG)ㆍ액화석유가스(LPG)선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 수주로 사업 재편도 추진된다. 반면 자구계획이 미흡하거나 향후 이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2016년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조기졸업한 지 9개월 만에 두 번째 법정관리를 받게 된다. 앞서 회계법인의 컨설팅 결과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결론이 나온 만큼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청산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큰 상태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