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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2000원”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판치는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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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2000원”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판치는 ‘꼼수’

입력
2018.03.13 20: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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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올라 어쩔수 없어”

땅콩 안 주고 무에 가격표

레스토랑에선 식전 빵 없애

햄버거나 치킨 등 대표 배달업체들이 주문 최소가격을 인상하거나 배달비를 받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 어려움을 타개하고 있다. 사진=롯데리아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햄버거나 치킨 등 대표 배달업체들이 주문 최소가격을 인상하거나 배달비를 받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 어려움을 타개하고 있다. 사진=롯데리아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배달비 2,000원 추가됩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최지영(30)씨는 지난 주말 인근 프랜차이즈 치킨집에 배달 전화를 걸었다가 당황스러운 안내를 받았다. 두 달 전엔 배달시켜도 치킨 값 1만6,000원만 받던 곳이다. 엉겁결에 주문을 마치긴 했지만 배달비는 현금으로만 받는다는 말에 또 한 번 당황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업계가 각종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치킨 피자 중화요리 등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은 음식 가격을 올리는 대신 그 전엔 없던 배달비를 책정해 받고 있다. 버거킹 KFC 맥도날드 롯데리아 패스트푸드업체들은 배달이 가능한 주문 최소금액을 일제히 인상했다. 예컨대 8,000원어치만 주문하면 배달해 주던 걸 이제 1만원 이상 주문해야 배달시켜 주는 식이다. KFC 관계자는 “인건비가 상승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고객들은 “그만큼 더 시켜야 하니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격 인상 ‘꼼수’는 배달음식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무료로 주던 이른바 기본 또는 서비스를 아예 없애거나 가격을 매기거나 더 싼 걸로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는 업주도 있다. 종로구에서 치킨호프집을 운영하는 박모(42)씨는 기본으로 제공하던 땅콩 등 주전부리를 최근 없앴다. 박씨는 “주전부리 가격 부담이 큰 건 아니지만 이렇게 하면 손님들이 안주를 더 주문하지 않겠냐”고 귀띔했다. 일부 치킨집은 치킨을 시키면 그냥 주던 무와 양념도 돈을 내야 준다. 탄산음료는 좀 더 비싼 코카콜라(박스당 1만5,000원) 대신 펩시(1만2,000원)를 주는 식이다. 롯데지알에스가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는 최근 식전 빵 제공을 중단하고 대신 각각 2,000원씩 하는 식전 메뉴를 추가했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은 “가맹점 점주들이 개별적으로 받는 배달비를 가맹본부가 막긴 어렵다”라며 “메뉴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 불만이 크다 보니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배달비라는 명목으로라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려는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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