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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카가메, 정적 재산까지 경매로 처분

입력
2018.06.19 17:45
수정
2018.06.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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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4월 자택에서 촬영된 다이앤 르위가라의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4월 자택에서 촬영된 다이앤 르위가라의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의 철권통치가 종점을 모르고 치닫고 있다. 눈엣가시인 정적을 대통령 선거에 나오지 못하게 막고 체포하더니 이번엔 재산까지 처분해 버렸다.

1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카가메 정부는 르완다의 사업가 겸 저명한 여성인권 운동가인 다이앤 르위가라(36)의 가족 사업 자산의 일부를 경매로 처분했다. 700만달러에 달하는 체납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200만달러(약 22억원) 상당의 담배 산업 설비들을 팔아 치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르위가라가 ‘괘씸죄’에 걸렸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르위가라의 수난은 지난해 3월 시작됐다. 정확히는 카가메 대통령 독재를 비판해온 그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한 직후부터다. 르위가라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지 72시간도 채 안 돼 그의 누드사진이 온라인 상에 돌았다. 르위가라는 자신을 모욕하고 협박할 목적으로 카가메가 속한 집권 여당 르완다애국전선(RPF) 측이 배포한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르위가라가 대선 출마를 포기하지 않자 선거관리위원회가 나섰다. 르완다 선관위는 자격 미달을 이유로 르위가라의 대선 후보 등록을 막았다. 600명의 지지 서명을 받아 와야 하는데, 선관위는 르위가라가 제출한 서명은 일부가 위조된 것이어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르위가라는 대통령 선거에 나오지 못했고 카가메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선에서 98%의 득표율을 얻어 3선에 성공한다.

그러나 르위가라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그는 반란 혐의로 자택에서 체포됐다. 르위가라를 기소한 검찰 측은 “르위가라가 거짓말로 국가와 국가 리더십을 더럽히고 있다”며 “르완다에서 가난으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국가를 전복하기 위한 의도된 거짓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르완다 어린이 3명 중 1명 이상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사실 두 사람의 악연은 이전부터 시작됐다. 기업가이자 RPF의 후원자였던 르위가라의 아버지는 2005년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는데, 유가족들은 이를 정치적 동기에 의한 살인으로 의심해 왔다. RPF 측에서 사업의 일부를 넘길 것을 요구했고 르위가라의 아버지가 이를 거부하자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물론 폴 카가메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반군 전사 출신의 카가메를 1994년 대학살 사건을 종결 짓고 경제를 발전시키는 등 사회를 안정적으로 이끈 지도자로 보는 의견도 상당하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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