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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앞 사진관 ‘몰카남’ 사건… “사장과 동료들도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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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앞 사진관 ‘몰카남’ 사건… “사장과 동료들도 피해자”

입력
2018.05.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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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사건이 알려지며 '어디 사진관'인지 인터넷과 SNS상에서 유추되는 도중 최씨는 28일 자발적으로 가게 문 앞에 사과문을 붙였다. 이정은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사건이 알려지며 '어디 사진관'인지 인터넷과 SNS상에서 유추되는 도중 최씨는 28일 자발적으로 가게 문 앞에 사과문을 붙였다. 이정은 기자

"죄송합니다.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사진관 대표 최승호(41)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 사진관 직원이었던 사진사 서모(23)씨는 지난해 5월부터 약 9개월간, 사진관 고객들과 동료 직원들을 불법 촬영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몰카남' 서씨는 최씨가 대표로 있는 사진관에서 사진사로 일하며 증명사진을 찍으러 온 고객들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법적으로 촬영했다. 동료 여성 직원들도 피해를 면치 못했다. 일부 피해자는 서씨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도 밝혔다. 범죄 행각이 드러난 다음 날, 서씨는 해고됐다.

최씨는 서씨를 해고한 이후 대인기피증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 앞에서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냐. 직원 관리 못한, 저는 그저 죄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사건이 알려지며 '어디 사진관'인지 인터넷과 SNS상에서 유추되는 도중 최씨는 28일 자발적으로 가게 문 앞에 사과문을 붙였다. 이정은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사건이 알려지며 '어디 사진관'인지 인터넷과 SNS상에서 유추되는 도중 최씨는 28일 자발적으로 가게 문 앞에 사과문을 붙였다. 이정은 기자

그는 "사건 이후 다른 애꿎은 직원들도 의심하고 못 믿게 돼 괴롭다. 일일이 직원들 휴대전화 관리까지 해야 하는 건가 싶다"고 토로했다.

불법 촬영 피해자 중에는 사진관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직원들도 있었다. 피해 직원은 사진관을 그만 둔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동료 직원 중 한 명인 A씨는 서씨에 관해 "고객들에게 '매너남'으로 불리던 사람이었다. 매출도 많이 늘려서 일을 잘하는 줄만 알았지, 그런 범죄를 저지를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몰카남’ 때문에 사진관이 입은 피해는 금전적으로만 따지면 1억 원에 이른다고 사진관 측은 전했다. 최씨는 "고객분들이 저희 사진관을 다시 오시겠나. 서씨 때문에 저희 직원 14명은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런 짓(불법 촬영)을 대체 왜 저지르는 거냐. 반드시 구속돼야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최씨는 서씨에게 손해 배상 청구 등 민사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서씨의 구속 영장이 기각된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 SNS 이용자들은 공분하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피해자가 수백 명에 이르는데, 구속이 안 되는 게 정상이냐"며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215명 피해자 중 30명에게 진술을 확보했다. 피의자 직업은 일반인도 아닌 사진관 사진사였다. 이를 근거로 구속의 필요성을 느껴 법원에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편, 서울 서대문 경찰서는 사진사 서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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