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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맞수] 요정 “스키 5관왕 꿈꾼다” 여제 “내 전공을 넘보지 마”

입력
2018.01.11 15: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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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대회전 최강자 시프린

4번째 활강 출전서 정상 올라

올림픽 시즌 월드컵 대회 독식

슈퍼대회전만 우승 경험 없어

#활강-슈퍼대회전 전문 린지 본

월드컵 78승 최다 기록

부상에 올림픽 악몽 반복

현역 마지막 금메달 노려

평창에서 스키 여왕을 다투는 린지 본(왼쪽)과 미카엘라 시프린. AP, EPA 연합뉴스
평창에서 스키 여왕을 다투는 린지 본(왼쪽)과 미카엘라 시프린. AP, EPA 연합뉴스

미모와 실력을 두루 겸비한 린지 본(34ㆍ미국)과 미카엘라 시프린(23ㆍ미국)은 여자 알파인 스키의 대표적인 스타다. 별명도 남다르다. 국제스키연맹(FIS) 여자 알파인 스키 월드컵 최다승(78승) 기록을 보유한 본은 ‘스키 여제’, 귀여운 외모로 본을 넘어설 기세의 시프린은 ‘스키 요정’이라고 불린다.

둘의 전공은 다르다. 본이 스피드를 내는 활강과 슈퍼대회전 전문인 반면 시프린은 기술을 앞세운 회전과 대회전의 최강자다. 각자의 영역이 있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경기에서 시프린이 우승을 독식하며 본의 전문 분야까지 넘보고 있다.

시프린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레이크루이스에서 열린 활강 경기에서 정상에 올랐다. 불과 4번째 활강 출전에 달성한 진기록이며, 개인 첫 활강 우승이다. 반면 본은 12위로 부진했다. 회전과 활강은 전혀 다른 종목이라고 해도 될 만큼 성격이 크게 다르다. 회전은 짧은 구간에 촘촘하게 박힌 기문을 통과하는 기술 종목이며, 활강은 최고 시속 160㎞까지 나오는 스피드 종목이다.

시프린은 올림픽 시즌 무서운 기세로 월드컵을 정복하고 있다. 11일 현재 시즌 10승을 채웠다. 11개 대회에 출전해 10번 우승했고, 5연속 우승으로 월드컵 통산 승수는 41승이다. AP통신은 “23세 생일 이전에 41승을 넘긴 스키 선수는 안네마리 모저 프뢸(오스트리아ㆍ62승)뿐이며, 사상 최초로 한 해에 5연속 우승을 달성한 여자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이번 시즌 시프린은 회전과(5회) 대회전(2회), 평행 회전(2회), 활강(1회) 등 4개 종목에서 우승했다. 월드컵 랭킹은 1,381점을 쌓아 압도적인 1위다. 2위 웬디 홀데네르(스위스ㆍ560점)보다 2배 이상 높다. 본은 129점으로 32위다. 시프린의 독주에 경쟁자들은 “회전 종목의 수준을 다른 레벨로 끌어올린 선수”라며 “시프린을 이기고 싶지만 완전히 다른 수준에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시프린의 경기 모습. EPA 연합뉴스
시프린의 경기 모습. EPA 연합뉴스

4년 전 시프린은 2014 소치올림픽에서 최연소 여자 회전 금메달리스트가 된 이후 “평창에서 목표는 스키 5관왕”이라고 밝혔다. 당시 당찬 10대 소녀였던 시프린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평창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는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활강, 복합(회전+활강) 5개 종목이 열린다. 이중 시프린이 월드컵 우승 경험이 없는 종목은 슈퍼대회전 뿐이다. 

시프린은 “평창에서 활강에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여전히 우선 순위는 회전-대회전-복합-슈퍼대회전 순”이라고 설명했지만 올림픽 개막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여자 알파인 스키는 대회전(2월12일), 회전(14일), 슈퍼대회전(17일), 활강(21일), 복합(23일) 순으로 열린다. 시프린이 주 종목 대회전과 회전에서 일찌감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면 부담 없이 슈퍼대회전과 활강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린지 본. AP 연합뉴스
린지 본. AP 연합뉴스

본은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여자 활강 금메달을 목에 걸고, 여자 선수 월드컵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쓰는 등 기량은 물론 경기장 밖에서도 숱한 화제를 뿌리는 자타공인 최고의 스타다. 부상 탓에 ‘올림픽 악몽’을 반복했지만 평창에서 현역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17세 때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출전한 본은 2006 토리노 올림픽 때 활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훈련하다 크게 넘어졌다.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투혼을 발휘해 출전(활강 8위, 슈퍼대회전 7위)했다. 2014 소치올림픽을 앞둔 당시에도 훈련 도중 전복 사고로 무릎을 크게 다쳐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본은 평창올림픽 시즌 부진했지만 점점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16일 월드컵 슈퍼대회전에서 우승했다. 시즌 네 번째 출전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건재를 알렸다. 이후 대회에는 나가지 않고, 개인 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절 중이다. 지난해 3월 평창올림픽 장소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활강과 슈퍼대회전 2위에 오르며 ‘평창 전초전’을 마친 본은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선수로는 1, 2년 더 뛸 수 있더라도 올림픽은 2018년이 마지막”이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1인자 자리를 지키는 주 종목만큼은 시프린에게 내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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