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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0억 빚더미 속 예금은 늘어… 건물 매각 13억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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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0억 빚더미 속 예금은 늘어… 건물 매각 13억도 안갯속

입력
2015.04.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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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013년 신고내역서 변동

대선 땐 새누리 조직본부 이끌고

이듬해 5월부터 사무총장 맡아

'成 2억' 등 대선자금 의혹 증폭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독일 연방 하원 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독일 연방 하원 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홍문종 의원의 2012, 2013년 치 재산신고 목록에서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소명이 명확하지 않은 현금성 자산 2억~3억원의 출처다. 건물 매각 대금 70억원 가운데 사용처가 드러나지 않은 13억여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홍 의원 측은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선 조직관리ㆍ사무총장 때 예금 8억↑

26일 홍 의원의 2012, 2013년 재산 신고내역에 따르면 홍 의원은 100억원에 달하는 빚더미 속에서도 대선 이듬해인 2013년까지 국회의원 세비와 정치후원금, 국기원 이사장 활동비 등 드러난 수입을 훌쩍 뛰어넘는 돈을 모았다. 연간 수억원에 달하는 이자에 허덕이면서도 2012년 5월 국회에 입성한지 1년7개월여 만에 예금만으로 8억여원을 불린 것이다. 홍 의원은 2012년 대선 때 60만명이 소속된 새누리당 조직총괄본부를 이끌었고 이듬해 5월부터는 당내 자금과 조직을 움직이는 사무총장이었다.

홍의원의 재산신고 내역에서 예금 증가분은 ▦2012년 6~12월 3억여원 ▦2013년 5억여원이다. 이 가운데 2012년 1억원, 2013년 2억원 등 약 3억원의 출처는 홍 의원 측이 설명한 수입 내역으로는 납득되지 않고 있다. 2012년 4월 총선 이후 경민대 총장자리도 내려놔 대학 측에서 별도의 급여를 받지 않던 그가 어디서 자금을 마련했는지 의심이 가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조직을 관리했던 그가 늘어난 현금성 자산을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다면 의심은 대선자금으로 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은 죽기 직전 홍 의원에게 대선 당시 2억원을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밝힌 상태다. 홍 의원은 2014년 재산신고에서는 예금이 오피스텔(4억2,500만원) 구입에 따라 3억7,100여만원이 줄어 들었다고 신고했는데, 이 같은 소명은 앞서 2년치와는 달리 대체로 일치했다.

건물 매도금은 어디에?

홍 의원은 2013년 7월 충남 아산에 본사를 둔 J사에 의정부시 의정부동 신도아크라티움 5층(831㎡)과 6층(831㎡), 7층(709㎡) 등 3개 층을 70억원에 매각했다. 대금은 모두 정산하지 않고 20억원을 J사에 채권으로 남긴 채 50억원만 받아, 해당 건물의 담보대출(채권최고액 30억원) 등을 포함해 은행 빚 37억여원을 변제하고 일부를 예금에 반영했다고 홍 의원은 설명했다. 하지만 예금이나 빚을 갚는데 썼다는 매도금 가운데 13억원은 재산신고 목록 어디에도 명확히 드러나 있지 있다. 2013년 재산신고에서 세비와 후원금 등 다른 수입을 제외한 출처불명의 예금 증가액 2억여원 전액이 매도금의 일부라 해도 여전히 11억원의 행방이 묘연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홍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님께 여쭤봤는데 특별한 말씀이 없으셨다”고 했다.

건물 매매과정도 수상

더욱 의심이 가는 것은 문제의 부동산을 사고파는 과정이다. 홍 의원은 2010년 12월 워크아웃 중이던 신도건설로부터 신도아크라티움 3개 층을 70억원에 사들였는데, 신도 측은 불과 1개월 전에 이를 20억원에 매입했다. 홍 의원이 무슨 이유에선지 한달 만에 매입가의 2.5배를 주고 산 것이다. 더구나 매입자금 70억원 중 담보대출금(채권최고액 30억 원)을 뺀 40여억원의 출처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런 이상한 거래는 당시 부도 위기에 몰린 신도건설이 같은 해 3월 같은 건물 3층 지분 80%(666㎡)와 4층(831㎡) 전부를 경민학원에 무상 증여한 지 9개월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경민대의 한 교수는 “신도건설은 경민학원이 발주하는 공사를 여러 차례 수주한 곳”이라고 전했다.

홍 의원은 3년 뒤 이 건물의 3개 층을 J사에 매각했는데, 이 때는 아무런 시세차익 없이매입가 70억원에 그대로 넘겼다. 그런데 문제의 J사는 당시 자금사정이 악화하던 때 홍 의원의 건물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민대 돈 10억원 2년째 미 반납

홍 의원의 수상한 돈 흐름은 부친이 설립한 경민대와 거래로 이어진다. 홍 의원은 문제의 신도아크라티움 3개 층 가운데 5ㆍ6층 등 2개 층을 2011년 말쯤 보증금 10억원에 경민대 평생교육원에 임대했다. ‘홍문종’ 개인의 부동산을 자신이 총장이던 학교에 돈을 받고 빌려준 것이다. 하지만 홍 의원은 2013년 7월 해당 층을 J사에 매각했으나 현재까지 보증금을 학교에 반환하지 않고 있다. 2013년 치 재산 신고 때는 보증금 10억원을 사인간 채무로 돌려놓기까지 했다. 현재 J사와 신규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경민대와 홍 의원 측은 이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고 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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