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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거래선 교체 ‘생존 시나리오’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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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거래선 교체 ‘생존 시나리오’ 검토

입력
2018.07.06 17:20
수정
2018.07.06 19:3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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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두 수입 브라질로 변경

美 화학업체는 막판 수출 총력

中 경유하는 거래선 보유한

美 기업들이 타격 더 클 듯

고율 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된 6일 중국 동부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수출품을 실은 컨테이너가 화물선으로 옮겨지고 있다. 칭다오=AFP 연합뉴스
고율 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된 6일 중국 동부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수출품을 실은 컨테이너가 화물선으로 옮겨지고 있다. 칭다오=AFP 연합뉴스

“다국적 기업이 다 그렇겠지만 하루 만에 공급망을 변경할 수 없는 일 아닙니까.”

중국에서 생산한 암 진단 시스템을 미국 내에서 판매하는 미국 헬스케어 기기업체 바리안메디컬시스템즈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의 유탄을 맞게 된 심정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 같이 밝혔다. 바리안메디컬시스템즈는 캘리포니아와 유럽, 브라질에도 공장이 있지만 생산 공정의 복잡성 때문에 생산지를 당장 옮기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6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340억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 미중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자 관련 기업들은 거래선 교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기업들이 미중 간 ‘치고받기’식 관세전쟁으로 초래될 매출과 공급망 붕괴를 우려해 다양한 종류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의 대형 스테이크 전문점은 미국산 쇠고기를 메뉴에서 삭제했고, 중국은 대두를 수입선을 미국에서 브라질로 바꾸는 등 미국 상품이 이미 중국 시장에서 내몰리는 분위기다. 이에 카길을 비롯한 미국 농산물 관련 주요 기업은 장기적인 거래선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에서 140억달러 상당의 대두를 수입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에 제품을 수출해 온 미국의 한 화학업체는 관세폭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며칠간 밀어내기 수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외신들은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분업체계를 무너뜨리고 산업 비용 증가만 초래해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많은 다국적 기업이 중국을 경유하는 거래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이 중국 경쟁업체들보다 무역전쟁의 영향을 더 아프게 느끼게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FRB)은 중국산 제품 1달러당 55센트 가량은 미국에서 생산된 서비스에 지불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소비자ㆍ가전 제품과 의류ㆍ도소매 제품의 마진이 높다 보니 ‘중국산’ 라벨이 달려 있어도 제품 수익은 오히려 미국에서 더 많이 가져간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도 설계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라마소프트 관계자를 인용, ‘많은 미국 기업이 무역전쟁에 대비해 공장 라인을 재설계하면서 미국이 아닌 베트남과 멕시코 등지를 선택하고 있고 새 공장 건설 같은 대규모 투자는 아예 미루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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