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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황사예보와 미세먼지 예보 통합해야

입력
2016.07.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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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범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을 확정해 발표한 지난달 3일 서울 여의도의 한 대로에서 차량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범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을 확정해 발표한 지난달 3일 서울 여의도의 한 대로에서 차량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공기가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개탄스럽지만,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국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세워 노력한다니 기대해 본다. 그러나 특단의 대책이라는 게 분명 실현하기 쉽지 않은 국내 배출량 저감일 것이다. 더 어려운 문제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제먼지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도 쉽지 않고 중국 배출 먼지를 능동적으로 줄일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훌륭한 대책이 선다고 해도 우리의 공기가 청정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재원이 필요할 것이다. 단기간에 공기가 깨끗해 질리는 만무하니 우선 예측이라도 잘해서 국민의 일상에 대비하게 하는 일이 급선무다.

미세먼지 예보는 대기운동을 다루는 일기예보를 근간으로 한다. 대기운동은 시공간 규모가 큰 것으로부터 작은 규모의 운동으로 진행된다. 그러므로 소규모의 대기운동과 관련된 미세먼지 확산을 잘 예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규모의 대기운동 예보가 정확해야 한다. 우선 일기예보가 정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황사나 미세먼지 예보가 일기예보와 같은 예보체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다. 또한 황사나 미세먼지 모두 대기운동에 따라 운반되고 확산하는 에어로졸이며 대한민국 공기 속에 함께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고농도 중국발 미세먼지의 경우 대기운동의 정확한 예보 없이 한반도의 미세먼지 예보는 아예 불가능하다. 황사예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황사는 기상청에서, 미세먼지 예보는 환경부에서 나누어 예보하고 있다. 서해 상에서 공기 이동 예측의 중요성, 대기과학의 속성 그리고 예보체계를 고려할 때 미세먼지 예보를 분리하는 것은 인력과 재원의 낭비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두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황사, 미세먼지 예보가 서로 유사할 뿐 아니라 미세먼지 예보가 일기예보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큰 규모, 작은 규모를 망라하고 모든 규모의 대기운동을 다 함께 예보하는 총괄적인 예보체계 속에서 일기예보, 황사예보, 미세먼지예보가 한 기관에서 이루어져야 효율적인 예보가 가능하며 이원화의 예보로 인한 혈세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한편, 365일 24시간 예보를 하려면 예보인력의 확보는 물론, 자료처리, 연산 컴퓨터의 확보 등 지원시설에 대한 투자와 이의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필수다. 기상청은 과거 100여년 동안 일기예보를 운영해 온 기관이며 많은 시설투자가 이미 이루어진 예보 전문기관이다. 앞서 언급한 대기과학 측면에서 예보의 속성은 차치하고라도 24시간 운영체계와 현업 팀 운영경험이 전무하고 미세먼지 예보를 위해 새로운 시설투자를 해야 하는 환경부가 미세먼지 예보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시작부터 비효율을 지향하는 예산 낭비의 전형인 듯하다.

24시간 예보에 대한 경험이나 예보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물론 한국형 모델을 제대로 준비하지도 않은 채 덜컥 미세먼지를 예보해 국민을 혼란하게 한 환경부는 미세먼지 예보라는 설익은 과일을 따기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보다는 자양분을 빨아들여 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뿌리를 튼튼히 해야 했다. 즉 한국형 미세먼지예보 모델부터 만들어야 했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고 본다. 이치와 순서에 맞게 기상청의 일기예보 모델 개발 및 운영 경험, 환경부의 관측자료 확보를 통한 국내외 배출량 산정 및 미세먼지 확산모델 개발이 합쳐진 명실상부한 한 팀으로 가길 바란다. 두 기관이 비난을 피할 요량으로 형식상의 팀을 꾸려 한 책상 위에 앉힐 일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유기적 결합을 해야 한다.

손병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ㆍ한국기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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