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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연구로 낙랑 위치 밝혀낸 전 대검 중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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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연구로 낙랑 위치 밝혀낸 전 대검 중수부장

입력
2016.12.0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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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사 논쟁에서 발표하는 유창종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상고사 논쟁에서 발표하는 유창종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새벽녘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를 대금 연주로 흔들어 깨우던 대검 중수부장 출신 유창종 변호사가 와당 연구를 토대로 상고사 논쟁에도 개입한다.

동북아역사재단은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4차 상고사 토론회 ‘한국상고사의 쟁점, 낙랑군의 위치’에 유 변호사가 주제발표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유 변호사는 1978년 충주지청 검사 때 와당의 매력에 빠져든 이후 나중에 국보로 지정된 중원고구려비를 발견하고, 이 연구 결과 백제문화권와 신라문화권과 같은 중원문화권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등 전통 문화 쪽에 일가견을 가진 인물로 유명하다. 퇴임 뒤에는 그간 수집한 와당 등을 기증해 국립중앙박물관에 ‘유창종 기증실’이 만들어졌고, 별도로 유금와당박물관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재단측은 역사에 관심이 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토론회에 불러들인다는 취지에서 유 변호사에게도 발표를 의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이번 발표에서 재야에서 주장하는 ‘낙랑군 요서설’을 비판하고 현재 학계의 다수설이라 할 수 있는 ‘낙랑군 교치설’쪽에 무게를 싣는다. 유 변호사의 전제는 “와당은 장소적 고정성이 있는데다 왕권의 상징이어서 와당의 출토는 왕을 대신하여 이 지역을 다스리거나 일정한 권한을 행사하는 치소의 존재를 의미한다”는 점이다.

이 전제 아래에서 평양 일대 출토된 와당에 대한 분석, 중국 서한 시기 와당과의 연결고리 등을 추적해본 결과 “서한 중기부터 서진 혜제 시기까지는 상당 기간 동안 평양에 낙랑군이 설치되어 있었던 사실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어 “고조선 멸망 이후 바로 그 고토에 부여, 고구려, 신라, 백제 등이 고조선의 역사를 계승했으니 이민족에 의해 완전히 역사가 단절된 기간은 실제로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고대사, 고고학, 미술사 연구는 몇 개의 자료만 가지고도 추리력을 동원해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것이라 형사사건 수사와도 비슷하다”면서 “내 발표가 양측 모두에게 의미 있는 의견이나 비판으로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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