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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침팬지의 DNA차이는 1.6%뿐… 우리의 미래도 절망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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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침팬지의 DNA차이는 1.6%뿐… 우리의 미래도 절망적인가

입력
2015.10.0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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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 노승영 옮김 · 문학사상ㆍ320쪽ㆍ1만6,000원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 노승영 옮김 · 문학사상ㆍ320쪽ㆍ1만6,000원

생리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제3의 침팬지'를 보다 쉽게 풀어 쓴 '왜 인간의 조상이 침팬지인가’가 번역 출간됐다. 원제는 ‘The Third Chimpanzee for young peaple’. 국내에서는 1996년 ‘제3의 침팬지’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The Third Chimpanzee'를 청소년용으로 다시 엮었다. '제3의 침팬지'는 저자가 1998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총, 균, 쇠’저술에 앞서 1992년 내놓은 책이다.

인류 문명 진화를 다룬 이 책에서 그는 다양한 사례와 분석자료를 동원해 인류의 기원, 지성, 언어 능력, 폭력, 성생활 등 인간 고유의 특질을 분석하며 인간의 생물적, 문명사적 진화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포괄적으로 조명한다.

그는 다른 침팬지와 단 1.6% 정도 다른 유전자를 지닌 제3의 침팬지가 인간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인간 DNA는 고릴라와 약 2.3%, 침팬지나 보노보와는 약 1.6% 다를 뿐이다. 이런 이유에서 그는 “외계인 과학자가 인간을 본다면 망설이지 않고 우리를 제3의 침팬지 종으로 분류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인간과 침팬지 사이의 DNA 차이는 단 1.6%뿐이다. 하지만 인간들이 지금처럼 환경학살을 자행해선 문명사를 이어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경고한다. 문학사상 제공
인간과 침팬지 사이의 DNA 차이는 단 1.6%뿐이다. 하지만 인간들이 지금처럼 환경학살을 자행해선 문명사를 이어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경고한다. 문학사상 제공

저자는 인간 문명의 급속한 혁신을 촉발시킨 언어 능력을 들여다보는데 이어 술과 담배에 빠지거나 학살, 파괴를 일삼는 인간의 자멸적 행태를 언급하는데도 책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인간이 만든 변화가 이미 숱한 종들을 파괴하고 있는데도, 환경학살 수준의 무분별한 사냥과 서식지 파괴가 계속된다는 지적이다. ‘인간이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를 파고드는 그의 집요한 분석은 결국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향한다. 이는 재레드 다이아몬드 3부작에 해당하는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를 통해 끊임없이 천착해온 ‘지속 가능한 인류의 발전’에 대한 고민과 맥을 같이한다.

“과거의 자멸적 행동에서 교훈을 얻었을 법도 하건만, 인구를 억제하거나 환경 파괴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익에 눈이 멀어서, 또는 무지해서 환경 파괴에 가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밖의 많은 사람들은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든 처지여서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이 모든 사실을 종합해볼 때 파괴는 불가피하며, 우리 인간 또한 산송장 신세임이 분명하다. 우리 미래는 침팬지처럼 절망적이다.”

물론 비관론자와는 거리가 먼 그가 절망을 논하며 엄포를 놓는 까닭은 “과거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나머지 두 침팬지보다는 밝을 것”이라는 당부를 하기 위해서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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