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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골 기대한 권창훈까지… 신태용호 또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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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골 기대한 권창훈까지… 신태용호 또 날벼락

입력
2018.05.21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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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에 버금가는 핵심 공격수

축구 대표팀 소집 하루 앞두고

프랑스 리그서 아킬레스건 부상

러 월드컵 출전 사실상 불가능

김민재·염기훈 이어 추가 손실

축구대표팀의 핵심 자원으로 꼽혔던 권창훈이 부상을 당해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대표팀의 핵심 자원으로 꼽혔던 권창훈이 부상을 당해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장기로 치면 차(車) 하나를 잃은 격이다.

신태용호가 2018 러시아월드컵 대표 선수 소집일(21일)을 하루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1부)에서 뛰는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권창훈(24ㆍ디종)이 부상을 당해 월드컵의 꿈을 접었다.

그는 20일(한국시간) 앙제와 정규리그 최종 원정에서 후반 31분 오른 다리를 다쳤고 의료진의 부축을 받아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정확한 정밀 검진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오른 아킬레스건을 다쳐 월드컵 참가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르비앙퍼블릭 등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권창훈이 아킬레스건(발뒤꿈치 쪽으로 이어진 힘줄) 파열로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귀국해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던 권창훈은 프랑스에 남아 좀 더 정확한 검사를 받을 계획이다.

피로 누적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그는 올 시즌 디종에서 주전으로 뛰며 정규리그 34경기를 소화했고 지난 3월 대표팀의 유럽 원정 평가전에도 호출됐다.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인 송준섭 서울제이에스병원장은 “피로가 쌓여 근육, 인대가 긴장한 상태에서 과도한 충격을 받으면 끊어질 수 있다”며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수술을 받는다면 복귀까지 6개월 이상, 수술을 안 받아도 최소 3개월은 걸린다”고 설명했다.

신태용(49) 축구대표팀은 그 동안 주전 선수들의 줄 부상에 고심이 깊었다.

주전 중앙수비 김민재(22ㆍ전북)와 베테랑 미드필더 염기훈(35ㆍ수원)이 각각 정강이뼈 실금과 갈비뼈 골절로 명단에 들지 못했다. 지난 3월 무릎인대가 파열된 왼쪽수비 김진수(26ㆍ전북)는 28명 명단에 포함됐지만 월드컵 전까지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미드필더 구자철(29ㆍ아우크스부르크)과 공격수 이근호(33ㆍ강원)도 다쳐 신 감독을 놀라게 했지만 다행히 월드컵 참가에는 이상이 없다.

20일 앙제와 프랑스 프로축구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의료진의 부축을 받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권창훈(가운데). 프랑스 디종 지역신문 르비앙퍼블릭 캡처
20일 앙제와 프랑스 프로축구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의료진의 부축을 받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권창훈(가운데). 프랑스 디종 지역신문 르비앙퍼블릭 캡처

그러나 권창훈의 낙마는 앞선 선수들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대표팀 내에서 차지하는 그의 비중이 ‘에이스’ 손흥민(26ㆍ토트넘)에 버금갈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11골을 터트린 권창훈은 지난 3월 26일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도 골을 기록하는 등 최근 쾌조의 컨디션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신태용 감독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골 주인공으로 권창훈을 예측하기도 했다. 20일 서울과 전북의 프로축구 경기장을 찾은 신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코칭스태프들과 회의 후 (권창훈의 대체 자원을) 결정할 것”이라고만 했다.

왼발이 주특기인 권창훈은 ‘왼발의 박지성’이라 불릴 정도로 빼어난 실력과 성실함을 겸비한 선수다. 어릴 때부터 나이답지 않게 성숙해 별명이 ‘애늙은이’였다. 휴가 때면 여행 대신 지리산 산골로 들어가 심신을 다스린다. 지난해 1월 디종으로 이적해 프랑스에 간 지 1년 반 가까이 됐는데도 에펠탑은 지나가다가 딱 한 번 본 게 전부라고 한다. 에이전시 최월규 월스포츠 대표는 “권창훈은 운동장과 클럽하우스밖에 모르는 성실한 선수다.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을 그토록 기다렸는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더 아쉬운 건 잔류를 일찌감치 확정한 디종에게 이날 경기 승패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권창훈도 다른 유럽파 선수들처럼 조금 빨리 귀국해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는 걸 검토했다. 그러나 팀에 다른 부상 선수가 많아 마지막 경기까지 뛰길 원하는 감독의 뜻을 따랐다가 날벼락을 맞고 말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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