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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팔미라 보물 위치 끝까지 숨긴 노학자 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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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팔미라 보물 위치 끝까지 숨긴 노학자 참수

입력
2015.08.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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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간 시리아의 팔미라 유적을 연구해온 노학자가 팔미라를 장악한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에 의해 참수됐다고 19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IS 조직원들은 아사드씨를 수 주일동안 억류한 후 지난 18일 팔미라의 광장으로 끌고 가 군중들이 보는 앞에서 참수했다. IS 지지자들에 의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된 그의 시신 사진에서 참수당한 그의 시신은 기둥에 묶였고 잘려진 그의 머리가 발치에 놓여져 있었다.

시리아의 국영통신 SANA는 아사드씨가 살해되기 전 IS 조직원들이 팔미라의 숨겨진 보물들의 위치에 대해 심문했다고 전하며 그가 일생을 바쳐 탐사한 팔미라의 역사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보도했다.

팔미라에서 태어난 아사드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역사와 교육학 학위를 받은 후 1963년 팔미라의 유물 감독이자 팔미라 박물관의 감독으로 임명돼 2003년 은퇴할 때까지 40년을 재직했다. 그는 팔미라 유적 관련 논문 여러 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고, 수십 년간 세계의 고고학자들과 함께 발굴 연구를 수행하는 등 왕성한 활동으로 동료 연구자들에게 “미스터 팔미라”라고 불릴 만큼 대표적인 시리아 유적의 권위자로 평가 받았다.

그의 감독 아래에서 1, 2세기 로마의 지배를 받으며 번영했던 고대 팔미라의 유적들이 발견됐으며, 유네스코로부터 “고대 도시 단지의 훌륭한 예시”라는 평가를 받으며 1980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IS가 그 동안 점령한 도시의 고대 유적을 파괴하고 밀거래하면서 팔미라가 점령된다면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을 우려해왔다. 이에 올 5월 IS가 팔미라를 점령하기 전 박물관 직원들은 가장 값진 유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사드씨는 팔미라를 떠나지 않았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는 은퇴한 공무원이자 노인인 자신을 IS가 해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팔미라를 점령한 IS는 두 차례 아사드씨를 억류했으며 결국 참수로까지 이어졌다. 아사드씨의 시신 사진을 보면 그의 허리춤에는 빨간 글씨로 ‘배교자’라고 적힌 하얀 플랜카드가 묶여있었고, ‘이교도들의 회의’를 대표하고 ‘우상숭배를 감독’했다는 등 그의 ‘범죄 혐의’도 나열돼있다.

마문 압둘카림 시리아 문화재청장은 “유적 연구에 헌신한 학자가 그 유적지에서 참수돼 시신이 기둥에 걸려 있다는 걸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이리나 보코나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19일 성명에서 “슬프고,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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