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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YS, JP 골프장 파안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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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YS, JP 골프장 파안대소

입력
2016.10.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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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0월 2일 경기 안양CC에서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오른쪽)가 티샷을 하며 넘어지자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총재가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보도사진연감
1989년 10월 2일 경기 안양CC에서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오른쪽)가 티샷을 하며 넘어지자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총재가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보도사진연감

오랜 야당생활로 인해 YS는 골프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YS가 어쩔 수 없는 정치적 환경으로 인해 골프채를 들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으니 그게 1989년 10월 YS-JP 골프회동이다.

당시 1여 3야이던 정치권은 5공 청산이 화두였다. 노태우의 민정당에 맞서 제1야당 평민당을 이끌던 DJ와 민주당의 YS, 그리고 공화당을 대표하는 JP는 수시로 만나 5공 청산 작업을 논의했다. 이른바 신 3김 시대의 절정이었다.

1989년 10월 2일 이른 아침, 민주당 김영삼총재는 드라이버를 들고 안양컨트리클럽 티 박스에 섰다. 골프를 즐기는 공화당 김종필총재의 초청을 받은 것이다. 승부욕만큼은 누구 못지 않던 YS가 있는 힘껏 골프채를 휘두르자 이를 바라보던 모두의 입에서 ‘어’ 소리가 난 후 폭소가 터져 나왔다. 너무 힘을 준 나머지 공은 맞추지 못한 채 중심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어버렸기 때문이다.

얼굴은 벌개졌지만 너털웃음을 터뜨리고 일어난 YS는 이날 JP와 함께 36홀을 돌았다. 민주당황병태 총재특보와 공화당 김용환 정책위의장이 같은 팀을 이뤘고 이튿날 신문 제목은 ‘김영삼 김종필 골프회동, 5공 청산 연내 매듭’이었다.

92년 대통령에 당선되며 골프를 끊은 YS는 이제 고인이 되었고 만년 2인자였던 JP는 작년 말, 휠체어에 의지한 채 한 홀을 돌며 과거를 추억했다. 요즘은 골프 치는 정치인을 보기 힘든 시대다. 손용석 멀티미디어부장 stones@hankookilbo.com

오전과 오후 2차례 안양컨트리틀럽에서 골프회동을 마친 김영삼 민주당(오른쪽 두번째), 김종필 공화당총재가 클럽하우스에서 정식회담을 갖기 전 함께 팀을 이룬 황병태(맨 오른쪽), 김용환(맨 왼쪽) 의원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오전과 오후 2차례 안양컨트리틀럽에서 골프회동을 마친 김영삼 민주당(오른쪽 두번째), 김종필 공화당총재가 클럽하우스에서 정식회담을 갖기 전 함께 팀을 이룬 황병태(맨 오른쪽), 김용환(맨 왼쪽) 의원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종필(왼쪽) 공화당 총재가 만세를 부르는 걸로 홀 승리를 따낸 것 같다. 골프에 별 관심이 없던 YS와 달리 독학으로 골프를 배우고 즐겼던 JP는 80년대 중반 서서울cc에서 독특한 폼으로도 2언더파를 기록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종필(왼쪽) 공화당 총재가 만세를 부르는 걸로 홀 승리를 따낸 것 같다. 골프에 별 관심이 없던 YS와 달리 독학으로 골프를 배우고 즐겼던 JP는 80년대 중반 서서울cc에서 독특한 폼으로도 2언더파를 기록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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