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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다나카파’ 아베 집권 막아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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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다나카파’ 아베 집권 막아서나

입력
2018.01.02 18:3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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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도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도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과거 일본 정치를 주름잡던 ‘다나카(田中)파’가 현재의 절대권력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앞길을 막고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9월 치러질 자민당 총재(총리)선거를 앞두고 다나카파를 계승하는 당내 3위 파벌, ‘누카가(額賀ㆍ의원 55명)파’의 ‘반 아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누카가파가 최근 아베 총리와 각을 세우는 차기 주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과 연대를 모색할 조짐이 생겨났다. 누카가파는 일본정치 최대의 거목인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栄) 전 총리의 명맥을 잇지만,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전 총리를 계승한 현재의 호소다(細田ㆍ94명)파에게 총리(모리 요시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를 빼앗긴지 오래됐다. 이시바는 다나카의 마지막 제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누카가파의 돌발 기류가 현실화하면 아베 총리의 3연임 구도가 흔들릴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차기 정권 창출을 위한 파벌간 암투와 합종연횡마저 전망된다. 이 파벌의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전 재무장관은 최근 파벌모임에서 “정치 흐름을 끝까지 지켜보고 오판하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말해 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과거 같은 파벌이었던 이시바 의원측과 제휴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또 누카가 파벌의 실세인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자민당 총무회장이 지난해 11월 중순 이시바파(의원 20명) 모임에 참석한 점도 주목했다. 다케시타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시바 파가 언제 ‘해보자’고 결심할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이시바 의원은 총리가 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이시바파 소속 나카니시 사토시(中西哲) 참의원의 양다리 행보도 두 파벌의 연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의원이 이시바파에 적을 둔 채 참의원 내 누카가파에도 가입하자, 다른 파벌들이 즉각 “이시바파와 누카가파의 연대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경계의 시선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시바 의원은 1일 지역구 돗토리(鳥取)현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라며 총재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2012년 총재선거 1차 투표에서 아베를 눌렀던 인물이다. 이시바는 이날 아베가 2015년 무투표 당선된 데 대해 “2차례 계속 정책논쟁이 없다면 당과 일본에 좋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파벌의 연대가 실현되면 9월 총리자리가 걸린 경선에서 볼만한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과거 ‘가쿠후쿠(角福)전쟁’으로 불릴 만큼 치열했던 다나카파와 후쿠타파의 숙명적 대결이 재연되는 셈이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다나카 가쿠에이 전 일본 총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다나카 가쿠에이 전 일본 총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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