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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수교 25주년] 한국 이미지 무엇이 깎아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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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수교 25주년] 한국 이미지 무엇이 깎아 내리나

입력
2017.12.20 21:3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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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집착 한국인 이미지 불편

화 잘 내고, K팝 팬들도 극성“

큰소리 대화ㆍ성형수술도 꼽아

“참전이 부정적 인식에 영향”은 30%

베트남인들은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인들로부터 당하는 부적절한 대우와 자국민 근로자들이 한국 기업으로부터 받는 열악한 처우에 가장 불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다른 아시아 국민들에 비해 겉모습에 집중하는 한국인 이미지에도 불편함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변을 배려하지 않는 한국인의 태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직장, 관광지에서 목격되는 일부 한국인들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베트남 국민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설문조사에서 ‘화를 잘 내는 한국인의 모습’이 한국의 이미지를 나쁘게 한다고 답한 비율은 34.8%(복수응답)로, 결혼이주여성이 겪는 부당한 처우(61.0%)와 베트남 근로자를 향한 한국 기업의 열악한 대우(40.4%)에 이어 가장 많이 지적됐다. TV드라마 등의 한류가 한국에 대한 호감의 바탕이 되고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한국인들로부터는 괴리를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극성스런 팬클럽 문화는 이미지를 깎아먹는 요소이기도 했다. 응답자 32.3%가 한국 케이팝 팬클럽의 모습이 한국의 인상을 끌어내린다고 답했다. 특히 이런 답변은 20대(34.9%)와 남성(36.9%) 응답자로부터 높게 나왔다. 레 휘 콰 가나다어학당 원장은 “베트남 젊은이들이 한국의 팬클럽 문화도 따르고 있다”며 “베트남 고유의 문화를 해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큰소리로 대화하는 한국인(30.6%)들의 태도도 베트남인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요소로 꼽혔다. 외모에 대한 지나친 집착(28.8%)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도 많았다. 한국인들이 성형수술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점에 대해 불편한 감정(28.5%)을 느끼는 베트남인도 많았다. 베트남에서는 한국 부모들이 졸업선물로 ‘성형수술 상품권’을 준다는 이야기가 SNS에 돌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지나친 외모 집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오히려 여성(34.6%)이 남성(23.4%)보다 높았다.

한편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 사실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에서는 응답자 30.0%만 동의를 표시했다. 특히 전쟁세대인 50대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21.9%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또 사회 전반의 주요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40대에서 33.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노이 베트남국립대 응우옌 티 탄 후엔 교수는 “50대에서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그룹에 포함시킨다”며 “10명 중 8명이 과거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 문제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는 셈”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베트남 사람들이 자신의 속 마음을 잘 내비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사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현지 분위기도 있다.

박노완 호찌민총영사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지만, 대세는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며 “수교 후 사회, 문화, 경제 교류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제때 잡으면 지금과 같은 관계가 지속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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