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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행사에서 야동 흉내” 대나무숲으로 번진 대학가 미투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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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행사에서 야동 흉내” 대나무숲으로 번진 대학가 미투 운동

입력
2018.02.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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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미디어
위키미디어

성범죄 피해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고발하는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이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

이윤택, 오태석 등 연극 연출가들의 성폭력 실상이 연일 폭로되면서 대학생들이 즐겨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도 피해 고발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서울 소재의 한 예술대학 학생들은 자신들이 선배들에게 당했던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자신을 20살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지난 21일 대학가의 문화로 자리잡은 행사들에서 행해진 성폭력, 성추행 경험을 털어놨다.

이 학생은 “오티(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성년의 날, 제작반 엠티 등 단체 행사에서 신입생이라는 이유로 진행된 ‘19금 게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며 “’몸으로 말해요’는 성관계 체위나 성적인 단어들을 몸으로 표현하고 맞히는 게임인데, 나는 학교 입학 후에 이 게임을 수도 없이 많이 해야 했다”고 적었다. 이어 “당시 자리를 함께 했던 교수님은 그 게임을 좋아하셨고, 성관계 체위 묘사를 잘하는 학생에게 늘 엄지를 치켜 올리며 칭찬해주셨다”고 고발했다. 이 학생은 대학에서 이뤄진 무분별한 성폭력과 성추행에 대한 비판 의견을 남겼다.

이 학생뿐 아니라 지난 22일에는 또 다른 학생이 “대학 오리엔테이션에서 친구들을 무릎 꿇고 앉혀놓고 일본 야동에 나오는 단어를 신음소리 비슷하게 내라면서 시켰고, 학회장님이 난감해 하는 걸 (09학번 선배가) 굉장히 재밌어 하시며 웃었다”고 폭로했다. 이 글에는 이 학생이 같은 학교 선배들에게 입었던 피해 사실이 자세히 적혔다. 이 글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졌고 약 1만 7,000명의 동의를 얻으며 페이스북에서 대학가 ‘미투 운동’을 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대학생들이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는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는 해시태그 ‘#미투’를 단 폭로 글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부장은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며 “대학에도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권력 관계에 따른 성폭력, 성추행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계속 ‘미투 운동’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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