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네이버의 갈등이 불씨를 키운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 사이의 역차별 논란에 국내 스타트업 업계도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에 이어 지난 9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구글은 세금도 내지 않고 고용도 없다”고 제기한 비판과 같은 맥락이다.
배달의 민족, 야놀자 등 120여개 스타트업 연맹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공정한 경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국내 기업 역차별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외국 기업은 각종 법률적 의무와 규제를 적용 받지 않고 있다는 게 포럼의 지적이다. 성명에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해외 기업들이 국내 경제를 통해 얻어가는 경제적 가치는 얼마인지, 그에 합당한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지, 적절한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는지는 모두 베일에 싸여 있다”며 “매출과 수익, 세금 납부, 고용, 사회공헌 등 경영정보가 밝혀져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국내에 고정 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실적 공개 의무와 관련 규제를 피해간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포럼 측은 “개인정보보호, 청소년보호 등 형식적이고 불합리한 규제 역시 국내 기업에게만 적용된다”며 “이는 이용자들의 해외 서비스 이용을 부추기는 꼴”이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서비스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 형태로 제공되다 보니 앱 생태계의 절대강자인 구글에 좀처럼 반박하지 못했던 게 현실이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구글뿐 아니라 숙박 영역은 에어비앤비, 운송 영역은 우버에 장악 당할 것이란 두려움이 크다”며 “역차별 장벽이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의 발목까지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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