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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의 어머니' 홍은혜 여사 별세…삯바느질로 무기자금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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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의 어머니' 홍은혜 여사 별세…삯바느질로 무기자금 모아

입력
2017.04.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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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자' 등 해군 군가 여러 곡 작곡

해군을 창설한 고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의 부인으로, ‘해군의 어머니’라 불리는 홍은혜 여사가 19일 오전 8시4분 별세했다. 향년 100세.

고인은 1917년 경남 마산 출생으로 22살이던 1939년 3월 이화여전(현 이화여대) 음악과를 졸업하고 당시 30세인 손 제독과 결혼했다. 1945년 11월 11일 손 제독이 해군 전신인 해방병단을 창설하고 초대 해군참모총장에 취임하면서 고인도 해군을 위해 봉사했다.

특히 고인이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 구매를 위해 해군장병 부인들과 함께 삯바느질로 자금을 모으는데 앞장섰던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이후 백두산함은 6·25전쟁 개시와 함께 북한군 600여명을 태우고 부산으로 은밀히 침투하던 북한수송선을 격침시켜 최초의 해상전투 승전기록을 남겼다. 고인은 해군사관 생도들이 일본 군가에 한국 가사를 붙여 군가를 부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바다로 가자’ 등 다수의 해군 군가를 작곡하기도 했다.

6·25전쟁 중에는 해군부인회 회원들과 함께 해군병원에서 해군과 해병대 부상자들을 돌봤다. 또 정전협정 체결 이듬해인 1954년에는 서울 용두동에 공장과 탁아소, 유치원, 식당 등을 지어 전사자 가족들의 생계를 도왔다.

고인은 손 제독이 5대 국방부 장관을 마치고 1958년 초대 서독대사로 부임하자, ‘한국의 밤’ 행사 등을 열고 당시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고 이응로 화백과 함께 한국화 전시회를 개최하며 한국문화를 유럽에 전파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로 고인은 1983년 신사임당상을 수상하고, 2009년 손원일 제독 탄신 100주년을 맞아 해군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유족으로는 손명원ㆍ동원ㆍ창원 형제와 손자 중식, 손녀 정희ㆍ숙희ㆍ고은ㆍ혜은 등이 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성호 5대 해군참모총장과 공정식 6대 해병대사령관이 공동장의위원장인 영결식은 2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거행된다. 장지는 남편이 안장된 국립서울현충원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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