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계의 거목 박맹호(사진) 민음사 회장이 22일 오전 0시4분 별세했다. 향년 83세.
1934년 충청북도 보은에서 태어난 고인은 청주사범학교에 진학, 이후 서울 경복중학교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를 수학했다. 195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해 부산정치파동을 풍자한 소설 ‘자유 풍속’을 투고했지만 정치색이 강하다는 이유로 당시 오상원의 ‘유예’에 밀려 당선되지 못 했다. 이후 50여년이 지난 201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명예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고인은 생전 인터뷰에서 한국일보 신춘문예 낙방 후 “소설은 천재들이 써야한다”는 생각으로 “작가의 길을 포기, 출판업을 구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1966년 서울 청진동의 비좁은 옥탑방 사무실에서 시작한 민음사는 창업 후 5,000여 종이 넘는 책을 펴내며 한국 지식사회를 이끌어왔다. 고은, 김수영, 김춘수, 이청준, 이문열 등 문인들이 민음사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문학은 물론 철학과 사상 분야의 이론들이 민음사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위은숙씨와 상희(비룡소 대표이사), 근섭(민음사 대표이사), 상준(사이언스북스 대표이사)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 24일 오전 6시. 장지는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묘봉리 120-3번지. 조의금은 고인의 뜻에 따라 받지 않는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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