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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지자체 평가] 엄마 강사들 ‘이음터’서 아이들 교육… 공동체의식 ‘쑥쑥’

입력
2018.02.02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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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동탄신도시서 처음 선봬

경단녀들 마을강사로 ‘제2인생’

“실버 바리스타 활동 노노카페

2020년까지 100곳으로 확충”

/그림 1두 아이의 엄마 이가림씨가 화성시 동탄중앙이음터에서 아이들과 책놀이 수업을 하고 있다. 유명식 기자

“친구들, 여기 든 노란 색소는 무엇으로 만들었을까요?”

“단감이요.” “고구마요.” “계피요.”

네댓살 꼬마들이 선생님의 질문에 번쩍 손을 들더니 똘망똘망 답을 쏟아냈다. 그림책을 읽고 책에 나온 동물이나 물건의 모양을 본뜬 쿠키 등을 만들어보는 ‘책놀이 수업’. 2시간이 넘도록 수업을 이끌고 있는 강사는 10여 년 전 육아부담에 학교 영양사를 그만 둔 두 아이의 엄마 이가림(41)씨다. 이씨는 경기 화성시가 주민공동체 회복을 위해 만든 ‘이음터’ 덕분에 마을학교 강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음터는 학교부지 안에 교육ㆍ문화ㆍ복지가 융합된 시설을 건립하고 인접한 공원에는 운동장을 조성, 학생과 주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특화공간이다. 시가 ‘학교와 지역공동체, 사람을 잇는다’는 의미를 담아 2016년 동탄2신도시 동탄초등학교 부지 일부(2,701㎡)에 전국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씨는 이곳에서 또래 엄마들과 함께 책놀이 강의법을 익힌 뒤 하루 3만~4만원의 실비만 받고 일을 한다. 이음터에는 이씨 말고도 엄마 강사 10여명이 전문가들과 함께 전래놀이, 협동독서, 아는 대로 사는 법 등의 과정을 맡아 활동 중이다. 과정당 월 2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창의지성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초중고교생을 합해 월 평균 300명 정도가 이음터에 다닌다. 정보통신기술(ICT) 코딩 등 공교육 연계 프로그램도 많아 학기 중에는 동탄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받기도 한다. 화성시는 교육청과 협력해 주민들이 걸어서 올 수 있는 초중학교에 이음터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음터 한 곳을 조성하는데 260억 원이 들어가는데 2020년까지 5,200억원을 들여 20곳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지난달 30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만난 이씨는 “이음터가 공동체 아이들을 위해 재능을 쓸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놨다”고 웃었다.

/그림 2한 학생이 지난달 30일 화성시 동탄이음터에서 VR체험을 하고 있다. 유명식 기자

인구 50만 이상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1위를 한 화성시의 경쟁력은 이음터처럼 ‘사람의 가치’를 중심에 둔 정책에서 비롯됐다. 시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청년, 다문화가정 등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적경제 기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62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170여개 조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일할 수 있는 열정만큼은 늙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닌 노노(老NO) 카페는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한 노인 일자리사업의 원조다. 2009년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3호점이 문을 열었으며 어르신 260여명이 실버 바리스타로 활동 중이다. 시는 노노카페도 2020년까지 100곳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이런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은 택지개발에 따른 인구 증가와 재정능력 확대다. 화성시는 시 승격 17년 만인 올해 연 예산 2조원 시대를 열었는데 순수 지방세 수입만 9,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인구 100만 메가시티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다져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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