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곽주현 기자

등록 : 2018.03.13 17:34
수정 : 2018.03.13 20:25

재난 방지 첨병 '사물인터넷'

기능형 소화전에 드론 인명 구조 지원

등록 : 2018.03.13 17:34
수정 : 2018.03.13 20:25

경북소방본부 소방관들이 LG유플러스의 NB-IoT 기술이 적용된 지능형 소화전을 점검해보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2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당한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시 노블휘트니스스파 화재 당시 소방대원은 화재 발생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진화 작업은 30분이나 늦어졌다.건물로 들어가는 좁은 도로에 불법주차 차량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소방차 진입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또 화재 발생 4개월 전 소방안전점검을 한 것으로 돼 있었지만, 전 건물주 아들이 ‘셀프 점검’을 하면서 모든 소방설비가 ‘이상 없음’으로 적혀있었다. 실제로는 스프링클러와 소화기, 화재감지기 등이 모두 불량이어서 안타까운 희생자가 늘었다.

올해 1월 말에도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화재가 일가족 3명을 희생시켰는데, 제천화재의 반복이었다. 이번에도 소방차 출동은 빨랐으나, 소화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화재 진압이 20분 동안 지연됐다. 추운 날씨에 소화전이 동파되자 아파트에서 소화전을 잠가두고 장기간 방치했기 때문이다.

대형 재난과 사고를 키우는 원인인 안전불감증과 점검 부실을 막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나섰다. 일상 속 재미와 편리함을 제공하는 정도로 여겨지던 IoT 기술이 재난 방지 시스템에 속속 적용되고 있다. 특히 인력 부족과 위험에 시달리는 소방 분야에서는 IoT 기술이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첨병 역할을 해내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소화전부터 똑똑해진다. LG유플러스가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기능형 소화전은 누수 상태나 동결 여부, 주변 불법주차 여부 등을 스스로 확인해 실시간으로 소방본부 관제센터에 제공한다. 소화전 온도가 일정 온도 이하로 내려가면 히터가 작동돼 동파를 막고, 소화전 주변에 불법 주차하려는 차량이 다가오면 주차 금지 안내 방송을 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긴급상황 화재 발생, 5분 후 소방차 접근하니 차량 이동해주세요”라는 방송이 나와 주민 협조를 구하고, 소방차의 원활한 진입을 돕는다.

기능형 소화전이 보급되면 화재 발생 시 가장 중요한 초기 대응이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방대원이 현장에서 확인하기 전에 소화전 이상 유무를 알 수 있을뿐더러, 불법주차 차량을 견인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겨울철 소화전 동파 때문에 물이 끊길 위험도 줄어든다.

지난해 11월 강원 춘천시 일대에서 진행된 강원소방본부와 SK텔레콤의 모의 화재진압 훈련에서 열화상 카메라와 줌 카메라가 탑재된 관제 드론이 화재 발생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띄워지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산불 현장에서 조난자를 빠르게 찾아내고 구하는 임무에도 IoT 기술이 도입됐다. SK텔레콤이 지난해 강원소방본부와 시범 운영했던 ‘공공 안전 솔루션’은 드론과 보디캠을 활용해 환자를 빠르게 찾아 구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화재 신고가 접수되면 열화상 카메라와 줌 카메라가 탑재된 관제 드론을 띄워 화재 범위와 확산 경로를 파악하고, 실시간 영상으로 사고자의 현재 상태와 위치를 전송해 구조와 적절한 응급조치를 미리 준비할 수 있게 한다.

IoT 기술은 화재 현장뿐 아니라 산업 현장 재해도 막아준다. LG유플러스의 ‘IoT 헬멧’은 산업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착용하는 안전모에 통신망과 카메라, 무전 기능, GPS를 탑재해 산업 재해 가능성을 낮춰준다. 사고 발생 시 관제센터에서 실시간 영상을 통해 정확한 현장 상황을 파악한 뒤 지시를 내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6월부터 지하철 주요 거점에 IoT 헬멧을 비치하고 스마트안전통합상황실을 마련해 재난 대응 안전한국훈련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교량이나 주차장 등 오래된 기반 시설물 점검에도 IoT가 활용된다. KT가 지난해 대구시와 함께 진행한 시설물 안전점검 시범사업은 시에서 관리하는 시설물에 IoT 센서를 달아 안전 이상 여부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교량에 부착된 센서는 차량 이동에 따른 진동과 교량 구조의 변형 등을 감지해 이상이 있을 시 관제센터에 알리고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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