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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머리 자르기” 발언 파문… 민주ㆍ국민 협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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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머리 자르기” 발언 파문… 민주ㆍ국민 협치 붕괴

입력
2017.07.0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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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박지원ㆍ안철수 제보조작 몰랐다는 건 머리 자르기”

국민의당 “협치 말하며 비수” 예결위 등 국회일정 보이콧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협치 전선이 붕괴됐다. 위험 수위를 넘나들던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국민의당 비판 발언이 빌미가 됐다. 국민의당은 6일 추 대표의 ‘박지원ㆍ안철수 머리 자르기’ 발언에 격분하며 향후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국민의당 이탈로 여당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시도도 원점으로 돌아가는 등 국회가 또다시 파행했다.

추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사태와 관련해 “당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고 하는 건 (꼬리 자르기가 아닌) 머리 자르기”라고 규정했다. 당원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린 국민의당 진상조사 결과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어 그는 “박 전 대표가 법사위원으로 앉아 있으면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검찰을 압박한다”고도 했다.

국민의당은 국회 일정 보이콧으로 즉각 응수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원내 긴급대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협치를 말하며 비수를 꽂는 추 대표의 막말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민주당과 추 대표가 사퇴나 사과 등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오늘 이후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추 대표의 과거 행태를 보면 진작 정치권을 떠났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당 대표직에서 사퇴함은 물론, 정계 은퇴를 하셔야 할 것”이라고 몰아 세웠다.

박 전 대표도 이날 오전 당 지도부에 강력한 대응을 요청했으며, 안 전 대표 진영 역시 발언의 심각성을 우려한다는 뜻을 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사태 발생 직후부터 추 대표가 ‘대선조작 게이트’라는 표현을 쓰며 연일 공개 회의석상에서 국민의당을 맹공한 것이 감정적으로 축적돼 결국 이번 갈등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의당 원내지도부는 추경안 처리를 위해 이날 오후 소집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당 소속 의원들을 불참시켰으며, 저녁에 예정된 당 지도부와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만찬 일정도 취소했다. 이로 인해 이날 예결위 회의는 민주당과 정의당 및 무소속 의원만 참석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상임위 추경 예비심사를 끝내줄 것을 여야에 요청했으나 추경안을 이날 예결위로 회부하지는 않았다.

국회가 파행하자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난감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장관 후보자 문제도 처리해야 하는데, 국민의당과 합의가 더 힘들어졌다”며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거(제보조작 의혹 파문) 그냥 검찰에 맡겨놓으면 되는데…”라고 아쉬워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12일까지 심사가 다시 들어가야만 18일 본회의에서 추경안 처리가 가능하다”며 “주말 동안 휴지기를 가지고 내주 국민의당과 논의를 재차 시도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당사자인 추 대표는 국민의당 보이콧 소식을 듣고 “(국민의당이 어떻게 하든지) 놔둬 버리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당 대표로서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충실한 것일 뿐”이라며 “국민의당이 말꼬리를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국민의당이 상대 당 대표의 발언을 빌미 삼아 국회를 파행시킨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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