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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도 병이다](1) 홀대 받는 편두통, 똑바로 보면 치료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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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도 병이다](1) 홀대 받는 편두통, 똑바로 보면 치료 가능해

입력
2016.07.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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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경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두통학회 부회장)

주민경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주민경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불안한 경제, 사건ㆍ사고, 이른 더위 등 ‘골치 아프게’ 하는 일이 널렸다. 전 인구의 70~80%가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한다. 견딜만한 두통도 있지만 말 못할 정도로 심한 두통도 많다. 그런데 두통환자는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 두통을 경험하는 사람 중 3.9%만 병원에 온다. 어쩌다 두통이 이렇게 홀대 받는 병이 됐을까?

많은 통증 환자가 그렇듯,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다는 것과 대부분 객관적인 지표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어디 부러진 것도 아니고 당장 생명과 연관된 것도 아니라는 편견이 두통을 만만히 보게 한다. 그러나 질환으로써 두통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사망하거나 영구 장애가 발생하는 원인질환을 숨기고 있을 때도 있다. 즉, 두통은 자의적으로 경중을 판단하기에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수많은 두통 가운데 편두통을 보자. 흔히 편두통은 머리 한쪽이 쑤시는 두통으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편두통을 두통이 나타나는 부위에 국한해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의학적으로 무조짐편두통, 조짐편두통, 소아주기성증후군, 망막편두통, 만성편두통, 개연편두통 등으로 나뉠 정도로 편두통 종류가 다양하며 양상에 따라 또다시 나뉠 정도로 복잡하다.

증상도 가볍게 볼 게 아니다. 머리 한쪽뿐만 아니라 머리 전체가 아프기도 한다. 고통이 심하면 ‘칼로 찌르는 것 같다’ 거나 ‘머리에서 심장이 뛰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통증이 72시간(3일) 이상 지속되기도 하며 식욕부진, 오심, 구역(체함, 메슥거림, 울렁거림, 욕지기), 눈부심을 동반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체하면 머리가 아프거나 멀미하면 두통이 발생한다고 해 내과 등을 다니다가 뒤늦게 진단되기도 한다. 발작적으로 편두통이 나타나는 사람 중에는 고통이 너무 심한 나머지 기절하거나 응급실에 실려 오기도 한다. 필자도 편두통을 앓고 있으며 과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을 때는 두통으로 응급실에 가기도 했다.

이처럼 편두통을 만만히 보고 내버려 두면 만성편두통으로 악화하고 우울증까지 생길 수 있다. 두통을 똑바로 보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편두통이 한 달에 15일 이상 나타나고,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이미 만성편두통으로 넘어간 상태다. 만성편두통은 가끔 머리가 아픈 삽화편두통보다 훨씬 고통이 심하다. 그러나 만성화됐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편두통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대개 만성편두통은 의사가 처방하는 전문 약물을 투여하는데 효과 없는 환자도 꽤 있다. 미국신경과학회는 이런 환자에게 보톡스 주사치료를 권했다. 75%에서 통증이 완화됐고, 실제 치료 받은 환자의 만족도도 높았다. 이마와 머리, 그리고 승모근 등에 투여하는 보톡스 주사는 3개월간 두통이 현저히 줄고 두통 예방 효과가 지속돼 약물남용 부작용으로부터도 안전하다.

두통은 삶의 질과 직결된다. 두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똑바로 보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두통이 반복되거나 고통스러우면, 두통을 방치하거나 단순히 약국에서 구입한 약물로만 치료하지 말고, 통증 양상 등을 적은 두통일기를 써서 신경과 전문의에게 보여주면 자신이 겪는 두통의 정확한 병명과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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