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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 입법전쟁의 새 화두, "캡슐형 제재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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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 입법전쟁의 새 화두, "캡슐형 제재 어떻게 하나…"

입력
2017.1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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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 상정된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 인상을 담은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찬성 230인, 반대 1인, 기권 8인으로 가결됐다. 뉴시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 상정된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 인상을 담은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찬성 230인, 반대 1인, 기권 8인으로 가결됐다. 뉴시스

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입법 전쟁이 ‘캡슐 담배’라는 2차 전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앞서 90% 세율 적용을 두고 필사적인 대결을 벌였던 여야와 담배업계가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캡슐형 담배의 유해성 여부를 두고 재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 등 야권은 18일 “캡슐 담배의 유해성이 입증된 만큼 빠른 법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T&G가 전자담배 시장 석권을 위해 캡슐 담배 형태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입법전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김 의원의 입장은 지난 3월 자신이 대표 발의한 ‘국민건강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개정안은 “캡슐 담배에 함유된 각종 가향물질들은 담배의 맛, 향 등을 좋게 하여 청소년, 여성 등의 흡연을 용이하게 하고, 향이 담배 냄새를 순화하면서 흡연자로 하여금 기호도를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며 “이런 이유로 현재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 등 각국에서는 가향물질을 넣은 담배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가향물질 캡슐 관련 규제는 담배갑 포장이나 광고에 가향물질 표시를 제한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정안을 통해 가향물질 캡슐을 사용한 담배를 제조 및 수입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벌칙을 부과함으로써 가향물질 캡슐의 유해성으로 인해 흡연자가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관 및 학계의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월 “가향 담배의 일종인 캡슐 담배의 가향 성분을 분석한 결과, 29종의 캡슐 담배에서 멘톨 등 총 128종의 물질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질본은 특히 “멘톨은 말단신경을 마비시켜 담배 연기를 흡입할 때 느껴지는 자극을 감소시켜, 흡연자가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등 유해물질을 더 많이 흡수하도록 해 중독 가능성과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질본이 김희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캡슐형 가향 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경우 지금 현재도 흡연자일 확률이 일반 담배로 시작한 경우보다 1.4배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국회입법조사처도 “멘톨 등 담배 제조에 사용 금지할 가향물질의 종류를 정해서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 상태다.

야권과 학계에선 캡슐 담배 규제 얘기가 나오지만, 정작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의 태도는 미온적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 개정안이 이미 지난 4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 8월 국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본회의 의결을 기다리고 있으나, 복지부는 여전히 “2018년부터 관련 규제를 하겠다”는 계획만 내놓은 뒤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여당도 캡슐 담배에 대한 제재 필요성은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아직까지 법안 통과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 모습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2018년에 예정대로 캡슐 제재 법안을 처리해도 유예 기간 등이 추가된다면 실제 적용은 2020년이나 돼야 현실화될 것”이라며 “그 사이 캡슐 형태의 궐련형 전자담배로 신규 흡연인구가 폭발적으로 늘 수도 있어 올해 안에는 캡슐 담배 규제 법안의 입법을 완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특정 업체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이익이 연관된 문제라, 여야가 신속함보다 신중함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캡슐 담배 유해성 정도를 더 면밀히 파악한 뒤 제재를 해도 늦지 않다”고 반박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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